추석 2주일 전 재래시장 현장출동=
명품 조기팔아 4남매 대학공부 뒷바라지
대형마트와 장례식장 영향으로 쇠락 걱정



추석을 2주정도 남겨둔 지난 17일(목) 비교적 한산한 제1시장을 찾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찾는 발길이 크게 증가하면서 오랜 시절 우리의 곁을 지키며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 했던 재래시장은 각종 지원사업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읍시도 구시장과 신시장,신태인시장 등 재래시장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비가림시설과 주차장 시설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고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33년 전통 이어가는 소성어물전=정읍천 우회도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제1시장으로 들어선 후 얼마 되지 않아 골목에 위치한 소성어물전은 외형의 초라함과는 달리 33년이 전통을 자랑하는 어물전이다.
소성면 기린리 출신으로 같은 마을에서 만나 결혼한 후 구시장에서 33년간 어물전을 운영해 온 백남훈씨(68세)와 김성애씨(64세) 부부는 오래전 고객으로 붐볐던 구시장의 융성기를 잊지 못한다.
그리 넓지 않은 점포지만 이곳에서 구시장만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조기를 비롯해 홍어와 병치,준어,고등어,명태를 비롯해 각종 제수용품을 팔면서 4남매를 모두 대학을 졸업시키고 사회 일꾼으로 성장시켰다.
장남인 백운기씨는 현재 정읍시청 세정과에서 근무중이고,차녀인 백미란씨는 서울소재 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중이다.
또한 삼남인 백근기씨는 서울소재 건설회사에서,막내 백장수씨는 서울중앙법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정읍동초등학교 교사로 근무중인 큰며느리 전현수씨는 시부모를 모시면서 퇴근후에는 시어머니의 조기손질을 도와 명품 굴비를 가공하고 있다.
△손질없이 즉석 조리 가능한 구시장표 조기=33년 전 백남훈씨 김성애씨 부부가 처음 어물전을 운영할 때는 9개에 불과한 생선가게가 현재는 60여개가 넘을 정도로 늘었다.
구시장에서 가공하는 굴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비자가 손질하지 않고 즉석에서 조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냉동조기를 물에 녹인 다음 비닐을 벗기고 33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4시간동안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이후 깨끗한 물로 소금기를 제거한 후 짚으로 만든 끈으로 조기를 엮어 자연바람으로 24시간동안 말리면 최고급 구시장표 굴비가 된다.
△주문에 의한 택배로 어려움 타개=이처럼 전국에서 유일하게 비닐을 벗겨내 가공하는 구시장표 굴비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알려졌고 택배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그나마 어려운 재래시장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는 판매 방법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가격은 20마리 1두름에 6만원(택배시)에서 5만5천원(직접 구매시)에 판매되고 있으며,전화로 주문하면 다음날 신선한 굴비를 받을 수 있다.
소성어물전 백남훈 사장은 “15년 전부터 나타난 대형마트와 장례식장 등으로 인해 재래시장이 전반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상인들의 자구 노력은 물론 시민들이 재래시장이 살아야 지역상권을 살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때 예전의 풍요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품권 발행 확대와 주변 환경정비,재래시장만의 박스 제작,쇼핑카트기 보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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