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최근 대한민국의 매스컴과 SNS를 통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키워드는 분노조절장애 혹은 사이코패스, 안전불감증 등의 자극적이거나 더 자극적인 키워드다.
얼마 전 길을 양보하지 않았다며 고속도로에 차를 세우고 삼단봉을 휘두른 남자, 사거리에서 욕을 한 가해자 차량을 500미터 가량 쫓아 항의하는 피해자를 차로 들이받은 남자. 그 외 수 많은 사건·사고들이 뉴스보도나 SNS를 통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 모든 사건을 덮어버린 보육원 폭행교사사건. 연속된 제보와 신고, 이 모든 사건들이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유형의 사건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작금에 와서 큰 관심을 갖는 것일까? 필자는 그 이유를 CCTV와 블랙박스의 보편화 그리고 SNS의 파급력, 공권력에 대한 실망감 혹은 불신 등에서 찾아본다.
분노조절장애는 사회적 현상이다. 정부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 대처해야하는 책임을 가져야한다. 그 시작은 교육이다. 지금의 30,40대들은 주입식교육의 정점을 찍던 시절의 주체들이다. 그들이 경험한 억압적이고 강압적인 교육 시스템은 결국 한계를 넘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명분으로 뒤바뀌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쌓아둔 감정을 분출할 창구만을 기다리다 급기야 삼단봉을 휘두르고, 차량으로 사람을 치고, 아무 힘없는 어린아이를 힘껏 때리기도 한다.
얼마 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 장명동사무소 앞에 주차된 차량 근처를 서성이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목격했다. 두 분은 차창, 앞 유리 하단을 눈이 빠져라 쳐다보고 계셨다. 차를 빼달라는 요청을 위해서인듯한데 도무지 차량주인의 번호를 알 수 가 없었던 것이다. 도움이 될까 다가가니 짙은 썬팅과 터무니없니 작은 전화번호, 깜깜한 저녁에 젊은 내가 봐도 잘 보이지 않았다. 차주는 잠시 뒤 나타나긴 했지만 미안한 기색하나 없이 유유히 사라졌다. 그 자리에서 서 계신 어르신들의 표정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관내 이런 행태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위치의 불법주차 혹은 전화번호도 남기지 않은 장시간 주차, 잘못된 번호를 걸어 피해를 주는 유형까지 다양하다. 남을 위한 배려는 사라지고 분노만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다.
내가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면, 나 또한 배려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때이다. 서로서로 배려와 양보를 강요하지 않고, 내가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면 언젠가는 돌고 돌아 돌아온다.
배려의 아이콘 ‘유재석’이 오랜 기간 ‘국민MC’로써 사랑받는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일지 모른다. 배려라는 키워드가 예능이 아니라 다큐도 빈번하게 등장하면 남은 겨울 참 따뜻하겠다.
<김남륜 기자_20150128_12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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