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이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가벼운 접촉사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사고 내용은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옆에 주차된 파란색 차량의 앞 범퍼부분에 손상을 가해 페인트가 약 10cm가량 벗겨졌다는 것. 주차장 내부 사고라 파손정도는 경미했다. 사고 부분을 확인할 땐 분명 본인의 사고 흔적도 있었지만, 과거의 사고 흔적이 더 크게 남아 있었다. 그래서 명함을 건네며 양심껏 사고 처리를 맡기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후 청구해온 견적은 결코 경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도처에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일단 검사부터’라는 행태가 익숙해지고 있다. 사고 후 대처법 또한, 다양하다. ⓵기선제압을 위해 뒷목을 잡고 내리기 ⓶자리를 지키고 보험회사에 전화하기 ⓷현장을 기록하고 절대 불리하지 않도록 증거를 확보하기 등. 수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에 들었던 가장 황당하고 무시무시한 대처법은 사고 직후 고개는 핸들에 처박고 클락션을 울리는 것. 사고 당사자는 청각적인 공포를 경험하게 됨으로써 기선제압에 효율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러한 모든 과장된 행위들은 자신이 의도치 않은 사고이기 때문에 낸 보험료를 조금이나마 보상받기 위한 ‘보상행위’ 즉, ‘보험사기’의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보험사기’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남들도 다 하는데...’라며 별다른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너나 할 것 없이 ‘과잉진료’와 ‘과잉수리’로 인해 보험사들의 손해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가입자 모두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양심을 저버린다면 그 결과는 보험료 추가 인상으로 반드시 되돌아온다.

'보험사기'의 개념은 현행법상 명시적으로 정의되어 있지는 않으나, 실무상 보험회사를 기망하여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계약상 지급받을 수 없는 보험금을 취득하는 행위로서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되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많은 ‘도덕적 해이’가 곳곳에 만연해있다. 이런 스스로의 ‘도덕적 해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혹은, 타인의 ‘도덕적 해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훗날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문제 속의 현재를 살고 있다.

※'도덕적해이'를 뜻하는 모럴해저드(Moral Hazard)는 원래 보험시장에서 사용됐던 용어이다.
화재보험에 가입한 보험가입자가 보험에 들지 않았더라면 게을리하지 않았을 화재 예방에 대한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함으로써 오히려 화재가 발생하여 보험 회사가 보험금를 지불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출처:네이버 시사상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저작권자 © 정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