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 이제 그들만의 잔치 아니다

이준화l승인2015.03.04l수정2015.03.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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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정책과 실천가능한 대안 제시한 후보 당선돼야...
후보 제대로 검증 가능한 공정한 선거방식 개정 시급

사진설명/
(주)정읍신문

정읍시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현)는 지난 3일 오전 신태인읍 재래시장을 찾은 농·축협 조합원 및 시장상인 등을 대상으로 오는 3월 11일 실시하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있어 금품수수 등 불법선거 배격 및 투표참여 홍보 캠페인을 전개했다.

3월 11일 농․수․축협,산림조합 등 1천328곳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막이 올랐다.
전북도내에서도 108곳이 대상지역이다보니 규모면에서는 지방선거를 방불케 할 정도여서 관심이 높다.
이번 선거는 조합장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전국 동시 선거이다.
2005년부터 선관위에서 조합장 선거를 위탁 관리해 왔지만,농․수․축협,산림조합별로 제각각 실시되는 바람에 과열․혼탁 선거가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대안이 ‘전국 동시 선거’인 것.
공정선거와 효율성 확보를 위해 2011년 농협법을 개정해 동시 선거의 근거 규정을 마련해 선관위의 위탁 관리로 치러지면서 조합원은 물론 주민들이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거방법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아쉽기 짝이 없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정선거는 공직선거법을 적용받지 않고 ‘공동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게 돼 있다.
기부행위 제한 등은 공직선거법과 비슷하지만 선거운동 방법은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어 유권자인 조합원들이 조합장 후보를 평가하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예비후보 등록을 통한 선거운동도 불가능하고, 연설회와 토론회도 없이 조합원들에게 전해지는 공보와 전화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후보자를 알리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천억원대의 자산을 관리․운용하고 유통 및 신용․경제사업을 추진해야 할 조합장을 선출해야하는 상황에서, 조합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과 발전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게 돼 있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조합을 맡아 운영해 온 현 조합장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엄청난 프리미엄을 안고 선거에 나서는 반면, 신진 후보들은 짧은 시간 밤낮으로 발품을 팔아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조합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과 발전 방안을 고심하고 대안을 수립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입후보 예정자와 조합임직원 등을 초청해 정견과 정책 중심의 공정한 선거경쟁을 당부하고 있지만, 제도상 정견과 정책 중심의 선거가 이뤄지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조합장 후보자의 면면을 제대로 검증하고 정책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공정한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다.
공정한 룰을 통한 선거라야 조합원들이 후보자의 면면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조합의 부실경영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조합장 선거도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임된 매니페스토 선거문화를 도입해야 한다.
‘매니페스토’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문서화하여 공표하는 정책서약서이다.
출마자가 과거에 어떤 비리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으면 그 경위를 밝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공약서에 담아서 유권자에게 약속하는 것이다. 유권자는 이를 통해 후보의 정책을 평가하고, 실천 가능한 공약과 대안을 제시한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아직은 ‘깜깜이’ 선거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후보자의 공보를 깊이 있게 검토하고, 후보자를 선택하는 현명한 유권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제 조합장 선거를 그들만의 잔치로 끝내게 해서는 안된다.
투표는 조합원이 하지만 지역사회가 함께 후보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차후 평가까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조합장과 직원들을 위한 농협에서 탈피해 조합원과 지역을 위한 조합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이준화 기자)


이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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