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비어버린 정읍예술제 야외 무대

정읍에서 19회째로 치러지는 ‘정읍예술제’. 올해 예술제 공연이 정읍사예술회관 야외공연장과 실내 두 곳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예술제는 ‘제1회 전국단풍무용대회’와 ‘읍·면·동 농악경연대회’ 2개의 큰 행사를 하루에 진행하는 등 그 규모를 키워 시민에게 문화예술 축제로서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전국협회만 10여개다. 정읍사 예술회관 지상 1층 로비에선 전국사진협회 주관으로 사진전이 열렸고, 야외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무용협회 주관으로 밸리를 비롯해 각종 무용 공연이, 예술회관 2층 강당에서는 경연대회에 참가한 194개 팀이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런데 이런 다채로운 행사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19회 예술제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외부 관광객은 고사하고 지역민조차 찾지 않는 축제였다는 것이다. 예술제 행사 운영 인원과 경연참가자, 공연 참여자를 제외하면 과연 몇 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예술제를 방문했을까?

행사를 주최한 한국예총은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고 관내 거리마다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 나름대로 홍보에 힘썼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곳에 오지 않았다.

애써 준비한 예술 문화 프로그램들이 감상은커녕 선보일 대상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막을 내린 것이다.

마케팅 전략이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적어도 예총은 시민들의 참여가 축제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면 홍보를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60대 이상의 시민이 상당수인 점을 고려할 때 읍, 면, 동에 연락해 각 마을대표를 통해 행사를 고지하게 하거나 게시판이나 알림판을 통해 충분히 예술제를 홍보하는 것도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또 문화 예술인과 행사 관계자만의 축제가 되지 않게, 시민들이 주체가 돼 참여할 수 있도록 주제가 확실한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행사라면, 또 축제라면 비록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우리 지역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관광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외부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제는 지난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대회를 두 곳에서 나눠 진행하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적은 방문자가 분산돼 전체적으로 더욱 한산해 보였다는 평이다. 참여 인원이 적었기 때문에 운영상의 문제도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20회 21회⋯ 꾸준히 예술제를 해나가야 한다. 시민에게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고, 지역 축제가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축제를 즐겨야할 주체가 빠진 축제는 축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방문객의 발길을 잡고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심도 있게 고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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