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낙운 칼럼위원

아들아, 딸들아 힘들어도 곧게 일어서라

 

아들아, 딸들아
거센 시베리아 차가운 바람 따라 눈보라가 여기 들판에 흩날리는데
이 힘든 세상에서 너희는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느냐

너희의 무거운 어깨 위에 눈보라가 조금만 더 내려도 힘들어 쓰러질 너흰데 무심한 눈발은 하염없이 내린다

120여 년 전 녹두장군이 폭정에 힘들어 하던 아들, 딸들 좋은 세상 만들어 주자고
대나무 죽창 하나, 낫 하나 들고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
좋은 세상 만들어 보려 했던 호남벌판에
눈발은 그 때나 지금이나 그렇게 내리는데

자본만 살찌우는 세상, 남을 배려하기 보단 나만 챙기는 세상
120여 년 전보다도 좋아진 게 무엇인지
이렇게 흩날리는 눈발은 알려나

곱디고운 내 아들, 딸들을 아무런 힘도 없어 진도 앞바다에 두고 올 때
단 한명이라도 반드시 구하겠다고 맹세하던 대통령이 사는 청와대에도
시체장사해서 무엇을 얻으려하냐고 으름장을 놓던 정치인이 사는 여의도에도
비정규직을 양성하며 제 배만 채우는 대기업 빌딩에도
매서운 찬바람 눈보라가 쳐도
너희 곁을 지키려는 이 하나 없어 아들아, 딸들아 너희는 더 힘들 것이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서 어린 너희를 두고 갈 수 없다고 같이 하는 선생님이 있는데
아직도 눈보라 치는 진도 앞바다에서 젊디젊은 너희를 두고 갈 수 없다고
기다리는 엄마, 아빠가 있는데
이제는 대통령마저도 단 한명이라도 구하겠다는 말조차도 못하는 세상
그걸 보며 어찌 너희가 힘들지 않겠느냐
이곳은 아무리 힘들어도 너희가 사는 땅 ,
여기 호남벌판엔
너희 맘 아는지 모르는 지 흰 눈은 밤새 겁나게 내리고 있다

그래도 살아있는 아들아, 딸들아
세상이 제 아무리 거칠고 제 아무리 힘들어도 곧게 당당하게 일어서라

눈이 참 많이도 왔다. 눈 내리는 들판에서 우리의 아들, 딸들이 생각나고 참으로 그들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어른으로서 그들의 힘듦과 아픔을 제대로 헤아려주질 못해서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시로써 내 맘을 전해보려 했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당선이 되면 국민의 편이 되겠노라고 입으로 열심히 표를 호소하며 벌써부터 정치인들은 그 총선에 가 있다. 국회의원의 역할은 좁게는 지역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고 넓게는 국가와 민족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60년을 국민은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피를 흘렸고 마침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이룩해 보기도 했지만 지금 삶의 질은 점점 나빠지고만 있다. IMF를 초래한 재벌들은 자신의 허물을 반성하고 뉘우치기 보다는 IMF를 계기로 더 안전하게 제 살만 찌우는 경제정책으로 서민의 배를 더 굶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고가 힘들다고 비정규직을 양성하여 값싼 임금으로 후려치고, 이제는 아예 해고가 쉬운 노동악법을 만들어 국민을 재벌의 노예로 만들 궁리만 하고 있다. 이런 이 때. 유권자는 1960년대 캐나다의 정치인 토미 더글라스를 그리워한다. 생쥐나라에서 고양이를 국회의원으로 만들면 생쥐들의 삶은 고단해진다며 고양이를 뽑지말고 생쥐를 뽑아야한다고 명연설을 남겼던 그런 정치인을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 정치인들의 정의와 용기는 어디에 있는가? 이번 총선에서 진정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면, 비정규직을 채용하면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2배를 줘야 한다는 법을 입법화하겠다는 후보자가 전국에서 단 한명이라도 나와야 한다. 재벌의 장사를 위해 유치원 아이까지 휴대폰을 사도 그 폐해를 뻔히 알면서도 꼬맹이부터 청소년까지 휴대폰을 마음대로 사도록 놓아두는 세상에서 미성년자에게는 휴대폰 판매를 금지하는 법을 입법화하겠다는 후보자 또한 전국에서 단 한명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국에서가 아니라 우리 지역 정읍에서 나왔으면 참 좋겠다.

더불어, 우리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자들이 우리 아들, 딸들을 진정 위한다면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간사한 혀로 얘기할 게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철학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아들, 딸들이 당당하게 일어서서 제대로 살 수 있는 정읍을 같이 만들어 가야 한다. 아이들과 청소년의 교육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청년들과는 그들의 힘든 아픔을 같이 나눠 짊어질 수 있는 참된 정치인이 당선되기를 기원한다.

 

-최낙운

본보 칼럼위원

SKY학원장

전 고려대 정읍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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