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이 말을 처음 글로 쓰고, 방송을 하고, 강의를 한 것 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30여년의 세월이 흐른 것 같다. 이때 필자는 30대 중반이었는데 어느 덧 60대 중반이 되었다. 다니던 직장 한국발명진흥회도 정년퇴직을 하고 이제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면서 발명특허에 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어느 회사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사장이라는 분이 차 한 잔 하자해서 자리를 같이했다. 마침 이날은 이 강의 외에 다른 계획이 없어 한 시간 가까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김없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로 이어졌다.

이 회사 사장과 이렇게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발명으로 창업에 까지 성공하여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제법 잘 나가는 이 회사 사장이 다름 아닌 30여 년 전 필자의 강의를 듣고 발명가가 되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 사장은 처음 필자의 강의에 참석할 때 '세상에 뭐 이런 강사가 있어. 세상에 발명을 어떻게 누구나 한다는 거야. 어떤 사람인지 얼굴이나 한번 보고 질문을 통해 망신이나 시켜야겠다.'는 마음이었다며, 오늘은 사과 겸 감사하는 마음으로 점심까지 사겠다고 했다.

이 회사 사장은 당시 강의가 끝났을 때 부끄러운 생각에 질문은 엄두도 못 내고 도망치듯 강의 장소를 빠져나갔다고 했다. 아니 순간적으로 아이디어가 샘솟고 발명에 자신감이 넘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발명을 시작하였고, 그 발명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며 고마워했다. 필자는 이 말을 들으며 삶의 보람 같은 것을 느꼈고, 성공한 삶은 아니더라도 후회 없는 삶은 살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필자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만 했지 회사원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없어 이 회사 사장이 어떻게 필자의 강의를 들었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필자의 강의를 들었냐고 물었더니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학부모였는데 어느 날 가정 통신문에서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는 특강이 있다는 내용을 보고 조금도 믿지 않는 마음으로 강의에 참석했다는 것이었다.

이 회사 사장 같은 생각은 지난 3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고, 아직도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소수이기는 하지만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이 두꺼운 벽을 깨기 위해 그 동안 125권의 책을 썼고, 250여 개 신문- 잡지-인터넷에 4,500여 편이라는 엄청난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500여회의 초청 강의에서도 강의 주제와 관계없이 약방의 감초처럼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고, 150여 회의 방송 출연에서도 관계자를 설득하여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요즘도 어김없이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아직도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지금은 발명시대'라고 말하면서도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 이제 국가와 기업은 물론 개인의 경쟁력도 발명이라고 말하면서도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 도대체 이들은 왜 무엇 때문에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국어사전에 적혀있는 발명의 정의만 믿었기 때문이었다. 국어사전에 나오는 발명의 정의가 '전에 없던 것을 새로 생각해 내거나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래서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없다고 믿어버리는 것이었다. 일종의 고정관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관념은 쉽게 깰 수 있다. 발명의 정의만 다시 설명하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발명은 특허청에 특허-실용신안-디자인으로 등록받아야 명실공이 성공한 발명이고, 등록을 받을 수 있는 발명이 가장 훌륭한 발명이라고 믿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의 고정관념은 한 마디에 깨어진다.

"특허청에서 특허-실용신안-디자인으로 등록을 받을 수 있는 발명은 국어사전에 나온 것처럼 '전에 없던 것을 새로 생각해 내거나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랍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특허청에서는 좀 더 편리하게 하면 특허나 실용신안, 좀 더 아름답게 하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설명한 다음 관련 사례를 몇 가지만 사진-동영상-애니메이션 등을 보여주면 십중팔구는 '아! 그랬었구나!'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필자는 '아이디어'의 정의도 '아!'라고 정의한다. 무엇인가 생각하다가, 아니면 우연한 순간 '아!'하며 떠오른 생각이야말로 훌륭한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나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고,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누구나 발명왕이 될 수 있다.'로 시선을 돌리고,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발명가의 발명이 발명으로 끝나버리면 발명가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손실이기 때문이다. 발명왕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사업화에도 성공할 수 있고, 그 성공을 계기로 또 다른 발명이 성공하여 계속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발명왕'이 되려면 어떤 자세로 어떤 발명을 해야 하는가? 이 또한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 마디로 '철저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발명하는 것'이다.

필자는 적지 않은 중소기업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사장과 함께 자사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시장에 나가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고,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내용을 특허-실용신안-디자인으로 출원하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하고, 불만이 있으면 혼잣말처럼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사제품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곧 발명이고, 이 발명을 내용에 따라 특허-실용신안-디자인으로 출원하면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편리함과 아름다움을 추가한 발명품은 어김없이 성공이었다.

이론은 상당기간 동안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은 계속 좀 더 편리하고, 계속 좀 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이 속에 발명가와 발명왕의 길이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왕 연 중
전 * 한국발명진흥회 이사
현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 (사)한국발명교육학회 상임고문
* (사)청소년창의융합협회 이사
* (사)한국과학저술인협회 이사 겸 사무총장
* (사)한국학교발명협회 교육이사 외 다수
* 세계최다발명도서저술인 선정(125권 저술 발간)
* 세계적 발명이론 ‘발명의 10계명’·‘발명가의 10대 자세’·‘발명의 10대 지름길’ 창안
* 대한민국 최초 학생 및 군인 발명교재 집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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