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화 편집국장

지난주 본보는 1면 보도를 통해 여름 피서철 폭염을 피해 내장산을 찾는 탐방객과 시민들이 흙탕물 속에서 더위를 피하는 모습에 대해 아쉬움을 지적했다.

사실 확인 결과 정읍의 대표관광지사업 가운데 조선왕조실록보존터(비래암) 탐방로 정비사업을 변경해 계곡에 아치교량 2개소와 일주문서 내장사 구간에 황토콘크리트 포장 공사를 진행중이었다.

도비 4억6천800만원이 투자되는 이 사업은 가을 단풍철에 앞서 준공하기 위해 부득이 8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9월 30일까지 마치겠다는 계획으로 확인됐다.

어떤 공사이건 주관기관이나 부서의 입장에 따라 공사 시기가 결정되고 단풍관광을 고려해 공사 기한을 정하는 것이니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래도 그 더위에 가족들과 계곡을 찾은 탐방객들이 장소를 옮기지 못하고 흙탕물 속에서라도 몸을 식히고 가자는 모습은 보는이를 안타깝게 했다.

또한 올 여름 내내 국립공원 내장산 경내에 걸려진 현수막은 탐방객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답답하게 만들었다.

바로 아래 계곡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상황에서 국립공원내장산사무소측은 ‘계곡내 출입금지’ 현수막을 내걸었다. 조각공원 인근 내장저수지 주변에는 취사를 금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자연공원법 제28조에 의거 이를 위반할 경우 3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다. 바로 위에서는 중장비를 이용해 공사를 벌이면서 인근에서는 피서객들의 계곡내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탐방객들은 인근 고창 선운산이나 순창 강천산과도 탐방객 숫자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쇠락한 내장산은 국립공원이라는 자존심만 내세우며 이상한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성토했다.

탐방객들이 계곡에 들어가서 물놀이는 하는 것과 중장비를 이용해 계곡을 파헤치며 공사하는 것중 어느것이 더 계곡을 훼손하겠냐는 것이다.

환경보호라는 그럴듯한 명분만을 내세우고 ‘규제 지상주의’에 빠져 자신들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내장사와 명원문화재단측이 탐방객들을 대상으로 열고 있는 ‘다락에서 차를 즐기는 곳’과 내장산상가번영회측이 집단시설지구 계곡 내에 물놀이가 가능한 공간 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내장사측은 이번 여름 주지 도완스님이 직접 만든 차를 탐방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부러 가봐야 볼 수 있는 정혜루를 개방했다. 또 이곳에서 주지스님이 만든 수제차를 선보이고 자원봉사자들은 내장사와 내장산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멀리 외지에서 내장산을 찾은 탐방객들은 한마디로 “기억에 남는 대접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명이라도 인구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정읍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에서 서로 손발이 맞아야 한다.

아직은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상가번영회 차원의 자구적인 노력과 함께 탐방객과 내장사를 찾은 사람들에게 수세차를 제공하며 마음을 붙잡으려는 노력은 불볕 더위에 한 줄기 바람처럼 시원하고 흐믓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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