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미 칼럼위원

아직은 아침이 열리는 시간에도 따뜻하고 더운 기운이 느껴지는 요즈음, 서늘한 바람과 산뜻한 공기가 그리워 질 때면 하늘표정 또한 구름 한 점 흘러가는 맑은 가을이 오겠지 하는 마음이다. 늦은 저녁 무렵이면 차가운 기운을 조금씩 느낄 수 있는 가을향이 묻어나는 시간이 잠깐씩 엿보이기도 한다.

가을 문턱에 들어서면 왠지 누구나 안 읽던 책을 한번쯤은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조금은 따뜻한 커피 한잔과 작은 시집을 마주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만드는 가을이 참으로 그리운 이즈음에 나는 가을을 기다리며 읽고 싶은 책을 공유하려고 한다.

가을에 만나고 싶은 책이 무엇이 있을까 나름 많은 도서 가운데 순전히 나의 취향대로 엄선하여 두 권을 골라 보았다.

먼저,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란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고 지내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또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한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며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다시 읽어도 다시 읽고 싶은 책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에서 때로는 올라오는 화를 참지 못하고 밖으로 표출하고 마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이내 돌아서서 조금 더 참을 것을 하고 후회하는 때가 여러 번이다. 인생은 언제나 돌아보면 조금씩은 후회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새삼 자신을 위로해 본다.

책 속에 이런 글귀가 있다 ‘나 자신이 지닌 아름다움은 가꾸지 않으면 솟아나지 않는다’ 아름다움이란 시들지 않는 영원한 기쁨이라고 하지 않던가?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기에 우리가 세상을 아름답게 가꿔 가고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 함께 하기에 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한 숨 돌려 생각해 보면 그리 화낼 일도 그리 죽을 만큼 힘겨워할 일도 아닌 그저 받아들임에 익숙해져 가는 연습 일 뿐이다.

나의 적은 남이 아닌 내 안에 있기에 내 마음을 다스리는데 신경 쓸 것이며 나 자신부터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어 샘솟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주변의 상황이 나를 압박 하더라도 그 상황은 변하지 않음을 알고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려 내가 그것에 순응하여 잘 풀어 나가려는 긍정적인 생각을 발휘할 때 인정을 받는 것 같다. 현자의 말처럼 물같이, 바람같이, 구름같이 자연을 닮아 가는 그런 삶이 내 마음에 울리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가을을 맞이해 봄이 좋을 듯하다.

두 번째로 [남부럽지 않은 네팔 여행기]란 책으로 여행이란 단어만 들어도 설레는 마음이 되는 건 왜일까...아마도 언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을 대신하고 있는 표현일 것이다. 가을여행이란 말만 들어도 벌써 어디로 떠나는 기분으로 한껏 들뜨기도 한다 오늘 당장이라도 짐을 챙겨 어디든 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녹록하지 않은 생활에 잠시 멈칫하다 제자리로 되돌아와 버리곤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을 쓴 서나래 작가는 네이버에서 유명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여행 책이자 만화이다. 중간에 사진도 있어 만화와 사진을 넣고 스토리를 엮어가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이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어느 순간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 대목이 있을 만큼 이야기가 재미있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의 남서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 방글라데시에 둘러싸인 내륙국이다 또한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8,848미터)을 품고 있으며 독특한 지형과 큰 표고 차이로 인해 광범위한 생태계를 간직한 동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내가 알고 있는 지인 중에는 처음 네팔을 다녀온 후로 매년 여름이면 네팔로 자기를 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 분이 있다.

나 또한 그 분을 따라 가고자 나섰던 때가 있었는데 일이 생겨서 동행하지 못해 아쉬운 적이 있다. 지금도 함께 하지 못함을 두고두고 후회를 하고 있다. 서나래 작가는 네팔에서 초보자이기에 쉬운 코스로 트레킹을 하며 도중에 만났던 사람들과 곤충들, 그 곳의 음식들을 그대로 책 한 권에 담아 두었다.

네팔 지역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적혀 있고 나처럼 네팔여행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읽고 떠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두 권의 책을 추천했지만 올 가을에는 더 많은 책과의 만남으로 소중한 인연을 만들기를 바래본다.

-김정미
본보 칼럼위원
문인
제5기 청와대포럼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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