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규 칼럼위원

세상이 각박하고 어렵지만 기부하고 나눔으로서 좋은 일을 하는 분도 많다. 재산이 많고 능력이 출중하다고 다 기부하고 나눔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사회 양극화가 극심하고 노령화 사회로 치달으면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도 허물어져 간다. 치열한 경쟁사회다. 그 경쟁자들을 무너뜨리고 빼앗아야 하는 상황에서 배려와 나눔, 기부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 Give and Take.” 먼저 주어라, 그러면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다. 는 말이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더 많은 천사와 고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 나아간다.

너무나 아름다운 선물
 지난 8월 27일 경기도 안양시에서 정읍장학숙 준공 행사가 있었다. 정읍시의 역점사업인 서남권 광역화장장과 이날 수도권의 정읍장학숙이 완공된 것이다. 2012년부터 온 시민들과 정읍시, 전국각지에 사는 많은 향우들, 기업인들이 뭉쳐서 98명의 대학생 숙식을 책임질 수 있는 훌륭하고 완벽한 장학숙을 완성해 낸 것이다.
 특별히 1992명의 기탁자들의 손길이 모아졌고 온 시민들의 정성으로 만들어낸 값진 선물이 아닌가 싶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기탁자 중에는 1억 원 이상(2명), 3천만 원 이상(5명), 천만 원 이상(33명)의 소중한 기부를 해주신 분들이 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 정읍장학숙에 큰 뜻을 담아 총 8억 원을 맡겨주신 김순희 이사장님에게 시민으로서 큰 빚을 진 것 같아 그냥 지나칠 수 가 없다.

나라 잃은 설움을 인제양성으로
 1936년(당시 14세)에 부모님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여사님은 남편 고 이원유(재일 거류민단 사무총장)씨와 초창기에 석유소매업 등으로 많은 재산을 얻게 되었다. 한 관계자의 이야기로는 석유소매업을 하면서 그 당시 대두병 한 병에 100원씩 했다고 하면 70원, 80원만 자져 와도 한 병 가득히 채워주곤 했다고 한다. 그것이 널리 소문이 나고 문전성시를 이뤄 사업이 크게 성공 한 것이다.
 부군께서 세상을 떠난 후 1988년(당시 66세) 고국으로 영구 귀국한다. 나라 잃은 설움을 뼈저리게 느낀 여사께서는 2년 후 1990년에 혜당김순희장학회를 설립한다. 그때부터 매년 정읍시 관내 중.고등학교 졸업생 20~3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대학생 일부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해 왔으며 독도 의용수비대에 1천 1백 만 원, 5.18기념문화재단에 5천만 원 등 많은 기부활동을 해 오셨다. 고향인 칠보면 경로당에 운동기구등 5천만 원을 내놓기도 했다.

무한한 정읍사랑
 교육이 국력이다. 다시는 나라 잃은 설움을 반복해서는 안 된 다며 2012년 10월 인재양성을 위한 정읍장학숙 건립기금 1억 원을 시작으로 2016년 8월 장학숙 집기비용(7억 원) 일체를 내놓게 된다. 여사님의 정읍사랑은 2015년 10월 구절초 태마공원 조성사업에 3억 2천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부끄러운 기부지수 64
 기부하는 삶은 아름답다. 많은 선진국에서는 희생과 배품, 봉사, 기부를 통해서 작은 영웅과 천사들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미얀마의 민주화의 화신 아웅산 수지여사가 수십 년 군부독재로 낙후된 조국을 살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쓰레기 청소부터 나섰다. 그녀의 진심어린 행동에 국민들이 힘을 모으게 된다. 그동안 배고프고 고통스러웠던 날들을 되새기며 아픔을 나누겠다는 국민적 뜻이 모아진 것이다. 이것이 92%의 국민이 서로 도우며 사는 기부로 이어져 올해 세계 기부지수 1등 국가가 되었다. 부끄럽게도 2015년 조사대상 145개국가중 대한민국은 64(또 다른 통계는 81위) 등이다.

천사와 영웅의 탄생
 남들을 위해 얼마나 배려하는가? 남을 돕는 것, 자신의 시간, 돈을 제공하는 정도를 지수화 한 것이 기부지수다. 일부 야당 정치권에서 “기부천사 3법”을 추진하고 있다. 봉사활동과 재능 . 용역기부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내용, 기부연금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기대해 본다.
 돈 많은 사람만이 기부 할 수 있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외로운 이웃에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마음, 시골에 적적한 할머니의 말벗이 되어주는 소중한 기부도 있다. 김순희 여사처럼 통 큰 기부, 아름다운 기부를 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 주변을 잘 돌아보고 아주 작은 배려와 나눔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조그만 실천이 모여 천사가 된다. 기부영웅, 기부천사 듣기만 해도 설레고 마음이 풍성해 진다.

박삼규        
-본보 칼럼위원
-생명지킴이 프로 강사
-울림 야학 교사
-푸른 봉사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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