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서 캐나다 국경을 버스타고 도보로 넘어 가다.

사랑하는 선후배님들, 걱정 어린 안부인사 고맙습니다. 시간이 흘러 갈수록 조금씩 외로움이 더하고는 있지만 저는 건강하게 잘 버티며 새로운 체험을 계속해서 잘 이어 가고 있답니다. 어제 저는 밴쿠버에서 캐나다 국경을 버스(그레이하운드)를 타고 미국 시애틀로 넘어 왔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애틀 워싱턴대학(University Washington)을 둘러보고 있답니다. 또 오늘은 2016년11월8일 미국대통령을 뽑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전부터 이 대학 도서관과 캠퍼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이 대학 메인광장 저 편에서 여러 나라 학생들이 조국의 국기를 내세우고 홍보하는 부스가 있어 찾아 갔습니다. 그랬더니 중국과 일본 사이에 대한민국 국기도 보였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한걸음에 달려가 “안녕?”하니까. 모두들 일어나 “아, 안녕하세요?” 합니다. 여기서 한국 유학생 동아리가 활동하는 현장을 때맞추어 찾아온 것입니다. 어제 밤의 당혹스러웠던 추억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어제 밤은 제가 예약한 다운타운 숙소가 취소되어서 졸지에 국제미아가 될 뻔도 했습니다. 미국 뉴저지 이지용(이광목 정읍신문펜클럽 원로회장 차남)씨가 워싱턴 대학근처 숙소를 인터넷으로 현장 중계하듯 잡아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버택시를 타고와 이 대학 바로 앞에서 하루 밤을 보낸 덕택이지요. 
아파텔은 프론트가 없답니다. 에어비엔비(airbnb)를 통해서 찾아가는 숙소나 비슷하게 예약 후 체크인 시간에 맞추어 주인 또는 관리인이 나와서 안내하고 사라지는 모양입니다.(주인이 맞이한 곳은 한국동포 집 외에는 없었습니다. 전부다 집 앞서 기다리다 비번 알고 또는 문자를 주고받고서야 방으로 들어감) 직접 얼굴을 맞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경우는 메일을 통해서 제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재확인했던 모양입니다. 그에 대한 답을 제가 안주었더니 아파텔 측에서 취소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방을 팔고서 기다리지도 않은 것입니다. 지난 7월4일 제가 미국 노스케롤나이나주 킨스톤을 시작으로 한 나홀로 여행에서 개인자취방, 다인 호스텔과 게스트하우스 등을 수없이 비슷한 방법으로 예약한 뒤 당일에 갔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이런 경우는 없었고 또 처음 당하는 것 이었답니다. 
좋은 경험 또 하나 한 것이지요? 버스타고 도보로 국경을 넘는 것도 새로운 경험과 체험이었답니다. 아무튼 제가 장기여행을 계획하고 집을 나선 관계로 챙길 것이 많았답니다. 밥해 먹는 취사도구서부터 사계절 입을 옷가지와 먹는 식량 등 좀 많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짐 가방만 없어도 그날 밤도 조금은 덜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다시 헤매듯 돌아다니다가 방을 잡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 개의 짐 가방을 끌고서 그것도 야밤에 또, 초행길에 숙소 찾는다고 헤매었다면 아마도 그날 저는 지쳐서 쓰러졌을 겁니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그날 밤 당장 인터넷은 못하지요. 또 미국 전화기 밧데리는 35%만 남아 있지요. 언어구사가 안되니까 아파텔 직원과 왜 그랬냐고 말로 따질 수는 없었지요. 소위 ‘멘붕’ 직전까지 왔었답니다. 그래서 급한 김에 때마침 비번을 누르고 올라가는 백인남자에게 급한 제스처로 구원요청도 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답니다. 
그 때 이지용씨를 찾게 되었고 그와 통화가 된 후 저는 안심이 되고 여유를 찾았답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하듯이 머나먼 곳에서도 이렇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행복하고 든든한 힘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또 다시 실감을 한 것이지요.
나라가 부강하고 힘을 받아 있을 때도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힘이 나는 이유도 다 그런 것 때문일 것이라 생각 됩니다. 어쨌든 저는 그와의 통화가 된 후에서야 늦은 저녁밥도 길 건너 레스토랑서 먹으면서 배터리 충전도 하고 구글 맵으로 지용씨가 불러주는 주소를 찍어보고 가격대비 이동거리와 우버택시 비용을 계산해 워싱턴대학 바로 앞, 칼리지 인에 호텔을 잡았답니다. 
그렇게 해서 예정에도 없이 제일 먼저 워싱턴대학교를 방문하게 됐으며 거기서 운 좋게도 한국학생들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조금 전 그들과도 얘기를 나누다가 미국선거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혼혈인 데이빗 학생이 트럼프를 찍고 왔다는 얘기를 한 여학생으로부터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데이빗에게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가를 질문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단순하게 정치인이 아닌 사람을 이번에는 찍고 싶었다, 또 그가 정치꾼이 아니고 경제인이기에 기존 정치인들과 다르게 국가를 잘 경영할 것 같은 생각에서 그를 선택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여기서도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염증이 매우 많은 모양입니다. 또한 무언가 변화를 필요로 하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그동안 이곳서 들은 얘기 등을 종합해 보니, 갑자기 대한민국이 더 걱정이 됐답니다. 우려했던 대로 트럼프가 당선될 것 같은 예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대전서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 대학에 온 김지현 학생은 국내뉴스를 보았다면서 한국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녀는 장래 미국사회서 법조인으로 살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국내에 살고 있는 여러분 또래의 젊은이들과 여기 대학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타 민족학생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려주는 이들을 향해서 "여러분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희망이다"라고 말해 주었답니다. 오늘 제가 만난 이 학생들은 University of Washington KSA 동아리 회원들입니다. 유정한 회장과 이날 인터뷰에 참여한 송예솔 부회장 등 30 여명의 간부는 매월 한차례씩 미팅을 갖고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에 임한다고 합니다.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남녀학생들은 20불(4년간 회비)을 내고서 가입하면 멤버십 회원이 된다고 합니다. 현재 이런 회비를 내고서 멤버십으로 참가한 학생들은 무려 2천여 명이 넘는다고 했습니다. 참가한 회원들은 동아리리가 제공하는 각종 한국문화 행사에 참여 할 수 있고 또, 이 동아리를 후원하는 한국 레스토랑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할인혜택 등도 멤버십 회원에게 주어진다고 송부회장 학생은 말했습니다.
아무튼 이날 제가 만난 학생들은 이 대학에 대해서도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최고 규모와 실력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오늘 오후에는 오늘부터 제가 밥해 먹고서 당분간(7일) 시애틀서 살아야 할 집을 찾아서 갑니다.
미국 시애틀서 김태룡 안부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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