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았고, 그들의 생계수단 또한 자연물이 전부였다는 게 보통사람들의 상식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발명과 함께 시작하여 발전해 왔다.

기원전 육십 만여 년 전 원시인들은 나무창을 손질하다가 생긴 마찰열에서 인류최고의 발명으로 손꼽히는 ‘불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다. 
기원 후 2017년 동안의 발명은 생활 속의 우연한 발견에서 탄생한 발명,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상품, 엉뚱한 발상 하나로 세계적 특허를 거머쥔 발명 등으로 대부분을 보통사람들이 해냈다. 
그 단계별 역사와 함께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1단계는 1~15세기. 국내에서는 청자, 백자, 금속활자, 훈민정음 등이 발명되고, 외국에서는 질산, 황산, 화약, 나침반, 연금술, 활자 인쇄술이 발명된다.
제2단계는 16세기. 국내 발명계가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고 있을 때 외국에서는 직기, 편물기, 회중시계, 망원경 등이 발명되고, 베살리우스는 인체를 해부하여 ‘인체의 구조에 대하여’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제3단계는 17세기. 사과나무 밑에서 쉬고 있던 뉴턴이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발견하는 ‘만유인력의 법칙’과 함께 수많은 발견과 발명이 쏟아져 나왔다. 
제4단계는 18세기. 방직기계의 잇따른 발명은 급기야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고, 제철법, 황산의 제법, 전지, 전류에 의한 물의 분해, 각종 원소의 발견, 유전의 법칙, 전자의 발견 등으로 인류사회는 일찍이 없었던 대변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영국에 세계 최초의 화학종합공장을 탄생시키는 표백분의 발명도 이때 발명되었다. 프린시스 홈은 우연한 기회에 표백시간이 오래 걸리는 썩은 우유대신 묽은 황산을 이용한 신속한 표백 법을, 찰스 테난트는 엉뚱한 발상으로 소석회에 염소를 흡수시켜 표백분을 발명하였다.  영국의 직물산업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표백기술과 표백분이 발명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제5단계는 19세기. 기차와 기선이 발명되어 운수에 변혁을 가져왔고 전기통신시대가 열리기 시작한다. 염료, 냉동장치, 자동차의 가솔린 기관, 인조견, 발전기와 전등, 전화 등도 이때 발명되었다. 흥미를 끄는 것은 이들 발명도 우연, 상상력, 엉뚱한 발상과 무관치 않다는 것.
윌리엄 퍼킨은 말라리아의 특효약인 키니네를 합성하는 실험에서 실패한 결과 생긴 앙금에서 힌트를 얻어 염료를 발명했고, 다이믈러는 증기기관차를 보고 마차를 말 대신 끌 수 있는 작고 힘센 기관은 없을까하고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자동차의 가솔린 기관을 발명할 수 있었다. 또 샤르도네는 누에와 거미가 입에서 뱉는 끈끈한 액체가 공기를 쐬고 굳어지면 거미줄과 명주실이 되는 것을 보고 콜로디온 용액을 가는 구멍에 밀어 넣어 실 모양의 인조견을 발명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고무의 발명왕으로 불리는 굿이어는 부드러운 산업용 고무발명에 미치다시피 매달리다가 꿈속에서 영감을 받아 열가황법을 발명한데 이어 아내가 만들어준 파우더로 부풀린 빵을 보고 공업용 파우더를 고무에 첨가하여 스펀지 고무를 발명하기도 했다.
제6단계는 20세기. 반도체, 액체연료, 신소재 등 그야말로 발명이 홍수를 이루었고, 인류가 추구하는 모든 것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20세기 반도체의 발명도 우연과 무관치 않다. 벨연구소의 윌터 브래튼은 존 바딘과 윌리엄 쇼크리와 함께 광석 전파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 중 재료로 사용하던 게르마늄 속의 불순물이 뜻밖에도 반도체 발명의 실마리가 되었다.
오래 전 미국의 AP통신은 20세기를 대표하며 가장 히트한 발명상품으로 지퍼, 아이스크림 콘, 네온사인, 셀로판, 1회용 반창고, 복사기, 접착메모지(포스트잇), 놀이용 원반, 종이 끼우는 클립, 볼펜을 선정했다. 대부분 누구나 할 수 있는 발명이었다.
1회용 반창고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탄생시켰다. 존슨 붕대회사의 바이어이었던 엘레 딕슨은 소문난 애처가였다. 신혼시절 그의 아내는 요리를 할 줄 몰라 주방에만 들어서면 곧바로 손을 벨 정도였다. 그때마다 그는 아내의 손을 붕대로 감아주고 스스로 요리를 했다. 문제는 그가 출근한 후였다. 여기서 그는 혼자서도 쉽게 붙일 수 있는 반창고를 연구하게 되었고, 요즘도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1회용 밴드, 즉 1회용 반창고를 발명할 수 있었다. 
 일명 포스트잇으로 불리는 접착 메모지는 엉뚱한 발상과 우연한 발견이 탄생시킨 합작. 3M의 연구원 스텐서 실버는 어느 날 접착제 원료인 모노머를 다량으로 반응혼합물 속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하는 엉뚱한 생각으로 실험을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결과가 나타났다.
“접착성이 약해 붙었다가도 떨어져버리는 것을 어느 짝에 씁니까?”
특허출원까지 마친 이 접착제를 3M 경영진은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아더 프라이이라는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면서 하루아침에 히트발명상품이 되어 전 세계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것이다.
이렇듯 예나 지금이나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 발명이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발명인구도 수백만 명을 넘어섰고, 특허청의 산업재산권(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의 총칭) 연간 출원건수도 세계 4위다. 그러나 발명왕 에디슨의 명언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을 잊어서는 발명으로 성공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겠다.

왕 연 중

본보 칼럼위원
전 * 한국발명진흥회 이사
현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U1(유원)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 2016세계청소년올림피아드 준비위원장 겸 조직위원
   * EI(에너지-발명) 신문 주필
   * (사)한국발명교육학회 상임고문
   * (사)청소년창의융합협회 이사
   * (사)한국과학저술인협회 이사 겸 사무총장
   * (사)한국학교발명협회 교육이사 외 다수
   * 세계최다발명도서저술인 선정(125권 저술 발간)
   * 세계적 발명이론 ‘발명의 10계명’·‘발명가의 10대 자세’등 창안
   * 대한민국 최초 학생 및 군인 발명교재 집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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