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말부터 지속되어온 촛불시위로 박근혜 정부의 그 동안 쌓여왔던 적폐들을 계속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이 거짓말로 넘어가려고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외쳤고 또한 야당이 탄핵을 머뭇거리면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외쳤다. 국민들이 이렇게 외친 결과,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되었다. 또한 최순실 게이트가 실은 박근혜 게이트임을 드러나게 만들었다. 단순히 일개 비선의 농간이 아니라 대통령 자체가 최순실과 한 몸통으로 국가를 통치하고 악용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날마다 나타나는 박근혜 정권의 추악한 모습은 그동안 대한민국이 얼마나 비민주적으로 운영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박정희 정권에서부터 민주헌법을 유린한 유신헌법 초안을 작성하고, 간첩이나 사건을 조작하여 인권을 유린하고 공안통치를 주도하고, 1992년 대선에서는 부산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 또는 ‘지역감정을 부추겨야 돼’라며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자극한 김기춘이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청와대가 행정, 정치, 사법, 언론, 시민, 기업, 문화, 학계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온갖 압력, 왜곡, 응징, 문책을 일삼으며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삼권분립과 민주주의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침해해왔다는 점을 김영한 전 정무수석의 비망록은 잘 보여주고 있다. 비망록은 또한 이들이 대법원장을 사찰하고 헌법재판소와 사통하고 언론과 내통하고 재벌과 유착하고 권력기관들을 동원하여 온갖 사찰과 왜곡을 일삼아 왔다는 것도 보여준다. 이승만, 박정희, 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의 추악한 공안통치, 인권탄압, 반민주, 정경유착을 보여주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시절 년평균 9%에 이르는 경제적 성장을 보여주어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그 출발점인 박정희가 한국을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여 박정희를 존경한다. 그러나 이번 박근혜 게이트는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로 이어지는, 그리고 김기춘과 같은 사람이 실행해온, 부패한 공안통치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들은 빨갱이, 좌파, 종북이라는 딱지를 남발하면서 반대파나 항의하는 국민을 고문이나 강압으로 죽이거나 간첩이나 적으로 만들어왔고, 일부 언론들은 이를 국가를 위한 일처럼 포장하여 왔다. 이들 언론들은 또한 매번 국민들의 눈을 가려왔다.
 박근혜를 통하여 보수정권이 쌓아온 지난 70년간의 적폐가 한꺼번에 노출되고 있다. 이미 박정희의 발전국가모델은 그 정당성을 잃었다. 박정희가 만든 저임금에 의한 재벌의 총력수출체제가 한국의 가난을 빠르게 해결하였지만, 이제 빈부격차와 비정규직을 키워 사회적 분열과 불만이 쌓여가고 있고, 재벌만 살찌우고 중소기업과 벤처의 역동성을 가로막아 경제적 활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이 되었다. 박정희식 발전모델의 적폐가 쌓여 디지털경제에서 한국이 앞서 나가지 못하고 계속 허덕이고 있다. 정경유착을 통해, 재벌로 집중하는 경제를 만들었고, 한국을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의 하나로 만들었고, 부실한 복지체계를 만들었고,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고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의 하나로 만들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10-20년간 더 지속되면, 대한민국이 1920년대 세계 경제5대 대국이었으나 부패와 선심성 정책과 잘못된 경제전략으로 몰락한 아르헨티나처럼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박근혜와 김기춘이 보여준 박정희의 유산인 부정선거, 정경유착, 부패, 사찰, 탄압, 비민주성이 한국을 혼란에 빠트리고 한국의 발전을 크게 가로막고 있다. 21세기에 1970년대 유신통치방식을 반복하였다. 그 결과 박근혜 정권은 경제도 엉망으로 만들어 경제성장률도 역대 대통령 중 최하위이고, 정경유착, 부패, 언론왜곡, 사찰, 블랙리스트로 대한민국을 분열과 혼란으로 이끌었고, 빈부격차와 비정규직을 키워 국민들의 삶을 매우 피곤하게 만들었다.
 토요일마다 백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게 나라냐?”며 박근혜의 즉각 하야를 넘어 부패와 정경유착으로 점철된 구체제의 대청소를 염원하고 있다. 언론과 특검을 통해 날마다 70년간 보수정권이 해왔던 적폐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이를 볼 때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며 국민들이 혀를 끌끌 차고 있다. 국민들은 이러한 적폐를 대대적으로 청소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를 염원하고 있다. 민주주의, 공정한 경제와 사회, 사람다운 삶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 먼저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이 철저히 이루어지고 국민의 의사를 잘 반영하는 선거체제를 만들고 부정선거를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대폭 축소시켜야 한다. 대통령이나 기관장들의 불법적 지시 및 개입이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검찰, 국정원, 국세청, 경찰, 감사원 등의 권력기관들이 공정하게 작동하는 체제가 필요하다. 검찰부패와 타락의 원인인 검찰의 기소권 독점을 없애야 한다. 국회, 시민사회, 각 기관, 기업, 언론의 자율성을 대폭 높여 정경유착, 권언유착, 전관예우 등 각종 유착관계를 깨야한다. 국가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 각 부분의 활력과 역동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활력있는 경제체제를 위해 경제와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대폭 줄이고, 재벌이 경제의 모든 면을 장악한 재벌공화국을 해체시켜야 한다. 재벌의 철저한 장악으로 중소기업과 벤처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재벌과 대통령이나 정치인의 유착으로 국가가 재벌의 이익을 위해 일하여 중소기업, 벤처, 국민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경제민주화로 중소기업과 벤처가 활력을 되찾아 디지털경제가 역동적으로 새로운 경제를 개척해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대한민국 경제가 산다. 
 국민 개개인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창의력과 열망을 잘 발휘하도록 교육, 경제, 복지 등의 체계가 대폭 수술되어야 한다.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안정된 삶만 찾아다니지만, 그럴수록 안정된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학벌체제와 비정규직으로 학생들에게서 창의력과 열망이 사라지고 일류대와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삶만 추구하는 상황이 되었다. 임금체계, 세제, 복지제도를 대폭 개편하여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학생들도 서울대나 공무원이 아니라 자신의 창의력과 꿈에 몰입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고 그래야 더 활기있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비정규직, 임금체계, 세제, 복지제도가 대폭 개편되어야 한다.
 70년 적폐의 상징 박근혜 대통령은 곧 탄핵될 것이다. 그러면 대통령선거도 곧 이루어질 것이다. 앞으로의 몇 달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대청소하고 대개혁을 하여 국민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가장 중차대한 시간이다. 이제 국민과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후보들은 어떠한 대청소와 대개혁이 필요한지를 적극적으로 논의하여 이번 대선을 거쳐 대한민국의 대청소와 대개혁의 윤곽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다음 대통령을 앞세워 지난 70년간의 적폐를 빠르게 청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촛불시민도 적극적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대청소하고 대개혁할 것인지에 집중하고, 대선후보들도 여기에 집중하여, 어떻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를 이루어갈 때이다.(이정덕 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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