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9일을 대한민국 역사는 국민이 진정으로 주권을 찾은 날로 기록할 것이다. 12월 10일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박근혜 탄핵가결을 축하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두 광장으로 모였다. 광화문광장에서 4.16유가족합창단의 노래가 울러 퍼졌다. 죽어간 자식들에게 너희를 결코 잊지 않겠노라고 너희가 이루지 못한 세상을 제대로 바꾸어 놓겠노라고 약속하는 노래가 광장에서 우리 가슴으로 울러 퍼졌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월호 사고이후 1000일이 훌쩍 지나오는 동안 4.16 유가족에게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촛불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 왔다. 국민의 어버이라는 대통령이 300여명의 자식들이 차디찬 바닷가에서 죽어 가는데 머리손질이나 하고 있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규명해 달라는 유가족의 소원 하나를 끝까지 외면해 온 사람이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가? 국회는 1000일이 다가와서야 유가족의 소원을 외면해 온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아직도 촛불은 민의가 올바로 관철될 때까지 타올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은 결코 촛불을 끄지 않을 기세다. 국회에서 탄핵을 가결한 것은 시작일 뿐이라고 외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할 때까지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리고 6.10항쟁 이후의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고 있다. 국정농단에 부역했던 정치인과 관료들을 처벌하고, 정경유착으로 국민의 혈세를 기업의 이익으로 갈취하여 경제정의를 말살한 재벌들을 구속할 때까지 촛불을 들고 있을 기세다. 이런 촛불민심에 화답이라도 하듯 특검은 성역없이 수사를 하고 있고, 국민들은 이런 특검에게 응원을 하고 있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국민들은 꽃바구니와 화환을 특검사무실에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좋지 않은 현실을 운운하며 재벌구속만은 하지말자고 주장하는 국회의원이 정읍출신이라는 기사가 하루 종일 인터넷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이 맞는가?’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들이 확인전화를 하며 혀를 찬다. 촛불민심을 왜곡하는 국회의원이 여당도 아닌 야당에서 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다. 재벌을 구속한다 해서 경제가 흔들리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SK 최태원회장이 감옥에 있는 동안 SK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일은 노동자가 한다. 재벌총수 몇 명 감옥에 간다 해도 대한민국 경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정경유착으로 합리적인 자본주의를 흔드는 그들이 우리 경제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탄핵가결은 시작에 불과하다. 박근혜 하나를 끌어내린다고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금부터 차분하게 경제정의를 바로 세우고 억압의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 정의로운 법을 만들고 부정부패를 차단하는 법을 만들어야한다. 
 박근혜 탄핵의 확정을 기정사실화한 듯 벌써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인들은 대선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제는 기를 쓰며 당선에만 전력 질주할 것이다. 오로지 촛불을 든 국민들이 표로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예전의 유권자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예전 선거와는 달리 이제는 색깔론도 지역감정도 통하지 않는 선거가 이루어질 것이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항복선언을 받은 6.10항쟁 이후 김대중, 김영삼 두 야당의 분열로, 다 완성할 줄 알았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린 아픈 기억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김대중, 김영삼 양김분열은 박정희가 조장한 지역감정을 더 부채질하여 대한민국 정치를 지금까지도 분열시켜 놓았다. 지금도 문재인, 안철수 두 대선후보가 김대중, 김영삼처럼 갈라서 있다. 두 후보 진영은 정치철학이 뚜렷하게 다르지도 않다. 다만 자신의 집권야욕에 의하여 야당이 갈라져 있을 뿐이다. 국민들도 더 이상 단일화를 원하지도 않는다. 다시 보수정권이 들어설까봐 국민들만 불안할 뿐이다. 
 그러나 이제는 누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정책으로 되는가가 중요하다. 실현가능한 정책인지, 지금 당장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인지, 오직 정책으로 판단하고 지지해야한다. 소득격차를 줄여 서민들의 지갑이 열리고 내수경제가 살아나야 경기가 살아난다. 청년취업이 활성화되어야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할 것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30세 미만의 청년층의 취업을 우대하는, 출산노동자를 우대하는 법도 만들어야 출산을 장려할 수 있다. 재벌경제를 개혁하고 서민을 위한 최저임금도 인상해야 한다.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보다 더 보장해주는 법을 제정해야 비정규직이 줄어든다.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하는 교육개혁법도 만들고 합리적인 대입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공정한 법집행으로 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검찰과 경찰의 개혁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지금 촛불민심은 이런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의지를 갖고 있는 정치인, 이를 관철할 수 있는 정치인을 찍어 주어야 한다. 다음 대통령만 제대로 선출한다 해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다음 총선에서도 올바른 한 표로 올바른 대표를 선출해야 세상이 바뀐다.  칼로 무를 베듯 국민들은 투표의 행위만으로도 재벌의 입장에서 경제를 걱정하는 척하며 재벌을 옹호하는 정치인을 반드시 퇴출시킬 수 있다. 부패한 권력을 비호하는 정치인들도 단호하게 반드시 퇴출시킬 수 있다. 재벌을 옹호하고, 부패한 권력을 비호하는 정치인을 우리의 힘으로 퇴출시킬 때에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켜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소원은 첫째, 있는 자가 없는 자를 무시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 있는 자가 없는 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런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정치인이 광장에 모인 사람만큼 많았으면 참 좋겠다.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들었던 촛불을, 우리는 계속 들고 있어야 한다. 새 세상이 올 때까지 촛불은 계속 타올라야 한다.

최낙운 본보 칼럼위원
sky학원장
전 고려대 정읍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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