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운(본보 칼럼위원)  

 3월 첫 주부터 기온이 15도를 웃도는 따스한 날씨다. 봄이 오고 있음을 길거리를 거니는 시민들의 가벼운 옷차림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이번 주 탄핵이 인용되고 나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는 진정 봄이 왔다고 이른 봄 축제가 열릴 판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읍에는 봄이 왔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탄핵 심판을 기다리는 동안 이재용 불구속 기소를 주장한 국회의원이 있는가 하면 설상가상으로 AI와 구제역으로 축산 농가가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이 와중에 서유럽 4개국으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시의원들 때문에 시민들의 마음은 꽁꽁 얼어 붙어있다.  
 시의회는 이번 해외연수가 서유럽의 고건축물 탐방을 통하여 런던, 파리 등의 도시경관 및 도시 공간 활용 우수사례를 수집하여 정읍시 도시디자인에 접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에 시민단체들은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외유성 해외연수라고 바라보면서, 해외연수를 통해 관광상품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면 그런 노하우를 공개할 것과 연수 목적에서 밝힌 유명 도시 벤치마킹 연수에 대한 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매년 반복되는 해외연수 논란이 우리의 고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목적에 맞는 연수였는지는 해외연수를 다녀 온 시의원들의 보고서를 보면 짐작할 수 있으리라 본다. 제발 정읍발전을 위한 보고서가 나오길 간절히 소망한다. 이번 기회에 시의회가 밝힌 도시디자인과 정읍의 관광상품 개발에 대하여 시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좋은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읍은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탁 트인 들판과 깨끗한 냇가,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이 있어 다른 지역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고장이다. 여기에는 내장산과 내장저수지가 따라 붙어 다닐 정도로 정읍 관광의 중심지라 할 것이다. 정읍의 한옥과 유럽의 건축물의 어떤 점이 연관성이 있을까, 런던이나 파리가 내장산과 내장저수지가 있는 정읍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한 좋은 연관성을 시의원들이 발굴하여, 그 대단한 발상이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관광활성화 대책들이 수립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논란 속에서 문제점만을 지적하기에 앞서, 지금부터라도 정읍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진정 우리가 추구하고 고민해봐야 할 것이 무엇인가부터 논의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본다. 먼저 시의원들이 정읍의 관광과 도시미관에 대하여 연구하기 위하여 연수까지 다녀오는 마당에 모든 시민들이 같이 참여하고 논의하는 기구를 설립하길 요구한다. 
정읍의 인구를 증가시키고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나 의지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의지가 단지 탁상행정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내장산 관광객을 한 명이라도 늘리기 위해 내장산 국민여가캠핑장과 오토캠핑장을 운영하는 아이디어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효과가 왜 없는지를 이제는 공개적으로 논의하면서 대안을 찾아내야 할 시기이다. 잠시 구경하고 쉬어가는 지금의 관광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호수와 산이 있는 정읍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필요한 것은 특색 있는 먹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놀거리가 있어야 한다. 뉴질랜드에 가면 ‘로토루아’라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가 있다. 이 도시는 정읍과 닮은 점이 있다.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다. 호수 주변에 있는 산에 곤돌라를 설치하여 전망대에서 식사도 하고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망대에서 호수가로 장난감 차를 혼자서 타고 내려오는 ‘루지’라는 놀이기구가 있다. 한마디로 스키 같은 것을 겨울만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남녀노소 구분 없이 타는 기구이다.
얼마 전 통영에서도 개장한 바로 그 놀이기구다. 로토루아에는 별의별 놀이기구가 여기저기 동네별로 하나씩 가지고서 관광소득을 올리고 있다. 인구 10만도 안 되는 도시인데 뉴질랜드 북섬에서 최고의 관광지이다. 정읍도 할 수 있다고 본다. 내장저수지 주변산(예를 들면 유스호스텔 부지)에 전망대를 설치하고 루지를 만들고 저수지에서는 물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인근 마을 주변마다 놀이기구를 하나씩 유치하면 구색은 맞추어진다. 그리고 내장산저수지 주변에 건축디자인을 심사하여 특색 있는 건물들로 다양한 음식점이나 카페를 건축하면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광주, 전주, 익산의 200만 인구가 교통요지인 정읍 주변에 살고 있다. 통영처럼 발빠르게 움직여야 성공한다. 이런 주장들과 대안들이 이제는 봇물처럼 터져 나와야 정읍이 발전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잠시 시의원들이 연수결과 보고서를 내 놓을 때까지만 기다려 보자. 이번 시의원들의 행보가 정읍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장이 되리라 믿고 싶다. 촛불을 들고 100일 가깝게 기다려 온 시민들이다. 하물며 한 달을 못 기다리겠는가? 3선의 국회의원과 재선의 시장을 둔 정읍시민 아닌가? 이제는 그 두 분의 역량도 발휘할 때가 되었다고 많은 기대도 해야 하지 않은가? 3선의 국회의원과 재선의 시장보다 먼저 발 빠르게 정읍 관광을 걱정하여 해외연수까지 다녀오신 시의원들도 있는데 정읍시민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말이다. 열심히 하다가 안 되면 시민들의 아이디어라도 구하려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능력이 없다고 자책하면서 그만 둘 분들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그랬다. 만약, 이번에 해외연수를 다녀온 시의원들의 연수결과보고서가 부실하다면 시의원들은 시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하듯이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의원들이 기대에 어긋난 일을 했다면 그들을 선출한 시민들 또한 잘못된 선택에 대해 많은 반성도 해야 할 듯싶다. 박근혜를 찍어 준 사람들에 대해 원망했듯이 스스로를 책망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이 기우였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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