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섭 칼럼

정원과 도시농업, 식물-인간-환경이 공존하는 통로 (주)정읍신문l승인2017.04.01l수정2017.04.0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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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매화가 여기저기 만개하는 봄 기운이 가득하다. 땅속의 꽃눈과 잎눈들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여기저기 땅 위로 막 솟아오르고 있다. 자연의 꽃눈과 잎눈들은 겨우내 봄을 기다렸던 사람들의 마음과 같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 마음속에도 이미 봄은 와 있었는지 모른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자연과 벗삼고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짓고... 농경문화는 우리 인류의 기원과 발달에서 늘 함께 해 왔다. 그래선지 사람들에겐 경작본능이란 게 있다. 봄이면 호미나 괭이를 들고 채소밭을 가꾸고 정원을 손 보고 베란다에 화분하나 더 들여놓고... 우린 그들을 시민정원사, 도시농부라고 부른다.

  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가드닝이 이뤄지고 있다. 베란다에서 신선채소 기르기, 주말에 가까운 마을텃밭에서 가족이 함께 농사짓기, 유치원 옥상이나 초등학교 자연학습장에서 살아있는 생명 체험학습, 아파트 옥상이나 회사빌딩의 하늘정원에서 휴식 및 삼겹살 파티, 도로변이나 보행섬 화단에서 화사한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기도 한다. 도심의 다양한 공간에 쌈지텃밭이나 작은 정원을 만들며 벼를 상자에 심어 도심에서 기르기도 한다. 겨울에도 도시안에서 다양한 플랜트박스에 보리나 밀, 유채를 심어 녹색공간을 만들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로 말미암아 시멘트와 콘크리트 속에 갖혀 버린 도시민들에게 자연에 대한 향수마저 막을 수는 없었다. 소득 2만5천불을 넘어가면서 량보다는 질 중심의 생활패턴 변화도 한 몫 하였다. 도시농업은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서 채소나 꽃을 기르며 심신의 위안과 안정을 찾아가는 생산적인 여가활동이다. 즉 농촌농업과 달리 농사짓는 목적이 소득이 아닌 취미, 여가, 학습, 체험 등을 위한 것으로 경작활동을 통해 먹고, 보고, 느끼며, 즐기는 것이다. 
  우리나라 도시농업은 텃밭면적은 668ha, 도시농부 1,084천명으로(2014년), 2010년 이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주말농장이나 텃밭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도시농업 유형은 옥상농원(텃밭형, 상자형, 관상형, 허브용 등), 스쿨팜(유아원, 학교의 화단, 계단, 옥상 등에 자연학습장), 공공텃밭(지자체가 운영하는 텃밭), 주말농장(개별 농장주가 운영), 도시농업공원(지자체 관리, 농사체험장, 교육장 배치) 등 종류가 다양하다. 도시농업은 안전하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매력 외에도 정서함양, 가족의 화합 및 단절된 지역공동체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도시 생활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도시농업이 붐처럼 일어나면서 농사지어 달랑 가족들 먹을거리만 가꾸는 도시민들도 늘고 있다. 즉 도시농부 2천명에게 물었더니 전체의 95%가 고추와 상추를 기른다고 했다(‘10 농촌진흥청). 물론 공동체텃밭이나 학습체험장을 만들어 농사체험도 하면서 나눔과 공동체를 회복하거나 농심을 이해하고 자라는 식물들을 관찰하면서 생명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는 자연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사람은 식물과 공존한다. 식물없이 사람만으로 세상을 살 수 없다. 특히 사람도 식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는 하나의 생물종이다. 그래서 도시농업은 늘 환경을 생각하며 자연과 함께 지속가능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거기다 먹을거리도 좋지만 볼거리나 느낄거리가 같이 균형있게 발전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미래도시의 구현을 위해서도 도시농업은 필수적이다. 미래도시에는 에너지 절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생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다양한 식물들이 살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이라면 사람들에게도 쾌적한 환경이다. 그린홈, 그린빌딩, 그린시티에는 에너지 절감과 함께 식물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의 경우 전체 표면적의 24%가 건물이라 건물옥상이 녹화되지 않으면 녹지율은 늘 답보상태에 있다. 회사나 병원 옥상에는 4계절 볼거리가 있는 휴식정원을, 학교나 유치원 같은 곳은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이 있는 자연학습장을, 아파트 같은 공간은 거주민들이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공동텃밭을 조성하는 등 도심 인공지반들은 건물의 성격에 맞는 다양한 원예나 체험학습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도시와 정원, 농업의 만남은 경제적 · 환경적 · 사회적 · 교육적 분야에서 가치를 지닌다. 경제적으로는 도시민이 농업에 친근함을 느낄 수 있어 농산물 소비증대를 가져오며, 농업에게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작용하여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유휴지와 건물 옥상의 녹화는 에너지 비용 절감을, 농지 자연순환은 폐자원 처리비용 절감 효과를 준다. 도시로 들어온 농사와 정원은 대기를 맑게 하고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하며 생태도시를 만든다. 사회적으로는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로, 다가오는 고령사회의 노인 활동공간으로 작용하여 함께 나누는 이웃의 정을 회복한다. 농업은 자연속 교실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천혜의 놀이터이자 도시민들의 정서 치유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제 막 부푼 도시민들의 시민정원사이자 농부로서의 꿈이 식물-인간-환경이 공존하는 아름답고 건강한 도시 만들기로 연계되길 기대해본다.

송 정 섭  이학박사(2000, 서울시립대) 
· (사)정원문화포럼 회장(2014~)
· 농식품부, 산림청, 서울시, 경기도 꽃 및 정원분야 자문위원(2014~) 
· 농촌진흥청 화훼분야 연구원, 화훼과장, 도시농업과장 역임(1981~2014)
· 서울특별시, 경기도 시민정원사 양성 전문강사(2005~)
· 최신화훼, 생활원예, 도시농업, 자생식물 외 다수 집필(1989~)
· 꽃, 정원, 도시농업, 귀농귀촌 분야 강의 컨설팅 자문 평가(2006~) 
· SNS 페이스북 365일 꽃이야기 운영자 및 꽃담 회장(2011~)
· 정읍시 쌍암동 귀농(2015~)
· 꽃과 정원교실 ‘꽃담아카데미’ 개원 (내장산 송죽마을, 2016~, 3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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