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끔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의 하나로 매주 월요일 밤 10시 KBS1에서는 ‘가요무대’가 방영된다. 아련한 추억과 애틋한 향수가 담긴 우리 전통가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노래는 우리 인간들의 심적인 안정과 여유를 느끼게 하여 나이가 듬에 따라 더욱 즐겨보고 있다. 얼마 전 ‘가요무대’에서 감미로운 음성과 탁월한 가창력을 지닌 가수 ‘여운’이 부른 ‘과거는 흘러갔다’는 제목의 노래가 나왔었다. 젊었을 적부터 관심이 있어왔던 노래라서 더 유심히 보았다. ‘즐거웠던 그날이 올 수 있다면 아련히 떠오르는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의 내 심정을 전해 보련만 아무리 뉘우쳐도 과거는 흘러갔다’라는 노래가사가 간결하면서도 진한 추억의 여운이 담겨져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 노래는 1968년도에 노래앨범이 나왔고, 가수 ‘여운’은 갓 20을 넘은 나이에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여운’ 가수가 그 당시 한 여성을 사모했는데,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쉬운 추억에 이 노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필자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노래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한참도 어린 나이에 과거가 짧은 그때에 무슨 미련이 남아 있어 이 노래를 알았는지 새삼스럽게 실없는 웃음이 나온다. 아마도 사춘기에 까닭 없는 감성에 젖어 마냥 가사나 멜로디가 좋아서 즐겨 들었으리라고 생각을 하여 본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약한 갈대인데,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이다’라고 갈파하였다. 사고를 지닌 우리 인간들은 새로움보다 아름다움을 더 추구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적(知的)인 것보다 정적(情的)인 것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인간들은 이전에 경험한 것과 지나간 때를 의미하는 과거에 아쉬움과 미련 속에 애틋하게 추억을 더욱 더듬는다고 할 것이다. 

(2)
요사이 온통 방송이나 신문에는 3년 전에 침몰한 ‘세월호’를 이제서야 인양한 것에 대하여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돌아가신 뭇 젊은 영혼들에게 정중하게 애도를 표한다. 묘하게도 선박이름이 ‘세월’이다. 흔히들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라고 말하는데, 흘러가는 시간 앞에 있는 우리 인간들이 유한한 존재라고 표현한 말이라 하겠다. 즐거웠던 시간이 많았던지, 슬펐던 시간이 많았던지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모두 과거가 있다. 지나간 과거는 연극이 끝난 뒤 텅 빈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공허함과 더불어 미련과 아쉬움 속에서 애틋한 향수를 불러 온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의 아쉬움 속에서 살아 있는 한 우리 인간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낫고, 머리로 아는 것보다 몸으로 아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 때로는 우리 인간들은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나중에는 실행치 못한 미련 때문에 실행한 것에 비하여 더 많이 후회를 하게 된다고 한다. 사자성어에 ‘전분세락(轉糞世樂)‘이라는 말이 있다. ‘개똥밭을 뒹굴어도 현실세계가 즐겁다’ 말로 해석하고 있다. 아무리 더럽고 힘든 세상일지라도 저승보다 현재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더 좋다라는 의미라 하겠다. 돌아가신 신영복교수께서 쓴 ‘담론’ 책속의 글에는 따뜻한 한줄기 햇빛이 있기에 침침한 감옥 속에서 견디면서 살아왔다고 쓰여 있다. 결국은 본인 스스로가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마음을 느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라 할 것이다. 오늘 현재 이 시간을 본인 스스로가 감사하게 여기면서 주위 사람들과 함께 여유롭게 살아가야한다는 뜻을 제법 살아온 이 나이에 새삼 깨닫게 하고 있다. (하철 전 정읍시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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