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치과, 배씨 신의 지켜본 뒤 치료비 돌려주고 무료 치료

배상민씨(68세/ 구룡동 거주)는 치매 어머니와 중풍의 아버지를 모신 탓에 43세때 10번 선을 본 끝에 부인 조계옥씨와 결혼했다.(사진) 뒤늦게 결혼한 탓에 68세의 나이에 독자 아들(배용)은 이제사 전북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다.
배씨는 17세때인 50년 전, 정읍우체국 앞에서 구두를 닦으며 어렵게 생활했다. 
새벽에는 신문을 배달하고 낮에는 구두를 닦았다.
17세 청소년 시절에 정읍우체국 앞에서 구두 닦고 있던 때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여고생을 정면으로 들이받아 앞니가 세개나 부러지는 중상을 입혔다.
이를 지켜보던 배씨는 사고 후 도망치는 중학생 남자 아이를 붙잡아 부상당한 여학생과 함께 병원으로 가자고 설득했다.
당시 ‘초생병원’으로 갔지만 치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라 ‘정읍치과’(당시 고 임봉학 원장)로 갔고 자신이 치료비를 지급하겠다며 응급치료를 요청했다.
남자 학생이 울면서 돈이 없다고 하자 배씨는 “도망하면 평생 죄인이다. 내가 알아서 하마, 신문배달 열심히 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사죄하라”고 당부했다.
당시 병원에 도착한 여고생 학부모는 배씨와 남자 중학생이 서로 짜고 그런 일을 했다며 처벌을 요구하는 아이러니도 발생했지만 출동한 경찰이 평소 배씨의 선행 사실을 알았던 차라 별일없이 처리됐다.
배상민씨는 정읍치과 원장에게 자신을 믿어달라며, 쌀 한가마(90kg)가 당시 4천원이던 시절 3가마 값에 달하는 치료비를 매월 1천원씩 1년간 갚겠다고 했고 이를 꾸준히 실천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너를 믿느냐”고 의구심을 보였지만 임 원장은 신의를 선택했고 1년간 배씨는 여고생의 치과 치료비를 보다 완납했다.
1년후 배씨의 선행을 지켜보며 치료비를 받았던 임 원장인 배씨에게 “나도 못한 일을 니가 했다”며 그간의 치료비를 모두 돌려주었고, 부친으로부터 이같은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들 배씨 임플란트 치료와 가족들의 치과 치료까지 무료로 도맡아 해줬다.
“5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17세의 나이에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는지 놀랍다”는 배상민씨는  “당시 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한 일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시 학생은 그 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 50년 전 나를 믿어준 정읍치과 원장님과 그분의 뒤를 이어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임흥재 원장님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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