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화 칼럼

“내가 편하자고 그들의 요구에 따른다면 나라는 부패하고 국민은 가난해질 것이며, 그들의 배는 불러갈 것이다”
이번 정읍신문파랑새산악회의 우즈베키스탄 해외산행에서 참가자들의 마음을 뺏은 것은 실크로드의 중심지인 우즈베키스탄의 풍부한 문화유산도,빼어난 절경도 아니었다.(관련기사 8면)
일정 내내 일행의 마음을 뺏은 것은 3박5일동안 우리를 안내한 한국어 관광가이드 ‘벡 나르쿨로프’(30세/ 사진)였다. 
고대는 물론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과 주변국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는 ‘벡 나르쿨로푸’에 대해 정읍신문파랑새산악회 회원들은 ‘벡 가이드’라 불렀다.
‘벡 가이드’는 21살의 나이에 목화를 따다 만난 여인과 결혼해 현재 4남매를 두고 있는 젊은이다. 누구나 첫 애인과 결혼하기 힘들지만 자신은 실천해보기로 마음먹고 이를 초심을 지켰다고 했다.
한국에 다녀간 적도 없었지만 독학으로 배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실력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일행을 놀라게 한 것은 마음 깊이 새겨진 ‘벡 가이드’의 우즈베키스탄을 사랑하는 애국심이었다.
‘벡 가이드’는 말끝마다 자신의 나라인 ‘우즈베키스탄’을 “아직은 개발도상국이지만 중앙아시아의 중심국가”라고 했다. 슬렁슬렁 시간만 떼우다 질문에도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던 가이드를 자주 보던 터라 성실한 ‘벡 가이드’는 신선했다.
러시아에서 독립한 지 25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직 정부 관료는 물론 경찰까지 부정부패가 심각하지만 자신만이라도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전 중국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공항은 물론 가는 곳마다 ‘웃돈’이 필요했고, 심지어 박물관이나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방문할 때도 공공연히 이곳을 지키는 경찰이 입장료 대신 웃돈을 요구했다.
심지어 자신에게 돈만 주면 입장료는 필요없으니 그렇게 하라며 가이드를 불러 속삭였다.
5일동안 우리 일행을 안내한 ‘벡 가이드’는 단호히 이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규정된 입장료 이하로 웃돈만 지불하면 들어갈 수 있는데도 이를 거절했고, 속삭인 경찰은 불편한 표정과 말투로 입장을 안내했다.
“내가 바르게 하고 납부할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나라가 발전할 것이다. 지금 편하자고 뒷돈을 주고 나만 편한 샛길로 가서는 우즈베키스탄의 미래는 없다. 그래서 불편하고 돈이 들지만 규정에 따르는 것이다. 내가 편하자고 그들의 요구에 따른다면 나라는 부패하고 가난해질 것이며, 부패한 그들의 배만 불러갈 것이다”
누구나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나서 결혼하지만 우리만은 그러지 말자고 다짐한 후, 첫 사랑과 결혼했다는 것을 봐서도 이사람의 인간 됨됨이와 의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놀라운 경제성장과 ‘우리나라’라고 표현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나라사랑 민족성을 높이 평가한 ‘벡 가이드’는 조만간 시간을 내서 자신의 영원한 꿈의 나라인 대한민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7년 정읍신문파랑새산악회 우즈베키스탄 해외산행을 통해 두가지 큰 감동을 얻고 돌아왔다.
하나는 전체의 화합과 편의를 위해 자신의 불편과 피곤함을 뒤로하며 여행 기간 내내 웃음으로 함께 한 파랑새산악회 회원들의 합심어린 노력, 또 하나는 우즈베키스탄을 “아직은 개발도상국이지만 중앙아시아의 중심국가”라며, 미래 발전될 나라를 위해 바르고 투명하게, 한국처럼 애국심을 갖는 국민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소원하는 ‘벡 나르쿨르프’ 한국어 관광가이드였다.
돌아오는 길에 5일동안 동행했던 회원들에게 ‘벡가이드’가 준 감동을 이야기했다.
정읍에서 정읍신문의 역할이 있듯이 정읍신문파랑새산악회 회원들 역시 지역이 필요할 때, 국가가 필요한 곳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다하자고 했다. 그것이 현재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공인이 갖춰야 할 자세와 책무를 잊지 말기를

 
‘공인’이란 공공의 안녕을 위해 의무를 가진 사람을 통틀어 말한다. 가장 우선 대상이 되는 부류를 들자면 선출직이 우선일 것이다.
‘교수신문’은 ‘공인’을 “1차적이고 우선적인 존재의 이유가 공적 목표의 증진에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규정은 너무 방만해진 공인의 경계를 보다 분명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말 자체에서 보듯이 ‘공인’과 ‘공공성’은 서로 분리가 불가능한 개념일 것이다.
‘공인’의 우선적 존재 이유가 ‘공적인 것’을 위해 일하며 공공성의 가치를 구현하는데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교수신문’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공인의식이 부족한 집단으로 단연 정치인들었고, 이에 대해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새끼 정치인’이나 ‘큰 정치인’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공인’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이지만, 일단 당선되면 이들은 초심은 던져버리고 어느새 한 개인으로 전락해 ‘사인’이나 해야 할 일에 골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최근 정읍시와 의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러시아에서 독립한지 25년밖에 되지 않은 나라의 관광가이드도 이렇게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정치적 후진성을 면치 못하며 행복지수가 하위그룹에 속할 정도로 매사에 불만이 가득차 있다.
‘공적인 것’을 위해 일하며 공공성의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나선 공인들이 ‘나’를 위주로 한 사심을 먼저 버리고 새롭게 시작할때 국민들의 행복지수와 본인들의 만족감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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