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운 칼럼

소나기라고 내려도 찔끔, 비다운 비를 본 지가 참으로 오래되었다. 다행히 주말부터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아직도 내장저수지는 바닥이 넓게 드러나 있다. 긴 가뭄으로 농사를 짓기가 어려워 전국에서 농민들의 걱정이 많다. 옛날 같으면 임금이 나라를 잘못 다스려서 그런다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야대여소의 정치판에서 어느 야당도 대통령 탓을 하는 정당은 없다. 만약 그렇게 주장을 하면 그 정당은 국민들에게 소나기 내리듯 비난이 쏟아질 세상이다. 과학이 발달한 시대라 가뭄이 결코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모든 국민들이 다 아는 세상이기에 그런 주장을 할 리가 없을 것이다. 가뭄에 단비 내리듯 10년 만에 진보정권이 탄생하고, 가뭄에 콩 나듯이 지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호남총리나 호남장관이 나오는 이런 세상이 정상적인 세상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그동안 보수정권이 한 일은 친일파를 비호하고, 군사정권으로 독재를 일삼고, 지역감정을 유발하여 국민을 편 가르고, 정경유착으로 국가경제를 파탄 내는 일이었다. 어디 그 뿐이었나? 호남인사는 배제하고 영남인사와 비도덕적이고 무능한 인물을 고위직에 임명하는 일을 밥 먹듯이 한 일도 보수정권의 주특기 중 하나였다. 

 적폐청산을 갈망하는 국민들에 의해 선택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 한 달 보름, 국민들이 문재인정부에 기대하는 기대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지지율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민주정부가 들어선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장관 임명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인선 과정에서 비도덕적인 인물이 섞여있는 탓일 것이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보수정권이 했던 일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생각하며 억울하다 생각하는 일면도 있을 것이다. 야당들이 반대하는 주장들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허울을 먼저 고해성사하듯 해야 할 반성과 사과가 없기에 국민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릴 뿐이다. 여당이나 야당의 입장을 배제하고 장관임명이나 청와대 인선 과정을 지켜보면 울화가 치민다. 대한민국에는 그렇게도 존경할 인물이 없는가 한숨만 나온다. 가뭄에 콩 나듯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만한 장관이 그리도 없는가 말이다. 부와 권력 그리고 명예까지 다 독식하려는 저들의 욕심에는 진보고 보수고 다를 바가 없다. 도덕성을 내세운 진보진영에서조차 논문표절, 위장전입, 여성비하 등의 의혹을 받는 인사들이 장관을 하겠다고 나서는 뻔뻔함에 더 화가 난다. 혹부리 영감처럼 망신살을 당하며 낙마하는 모습에 고소한 마음까지 든다. 
 새정치를 만들어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국민의당 때문에 하루 종일 나라가 시끄럽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정치는 올바른 행동으로 국민을 설득하기에 앞서 간사한 혀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박정희의 유신헌법, 전두환의 정의사회 구현, 노태우의 보통사람들, 이명박의 경제대통령, 박근혜의 경제민주화, 안철수의 새정치, 참으로 귀가 솔깃한 구호들이다. 새정치를 주장하는 당에서 불법으로 사건을 조작하여 선거과정에서 국민을 속이는 이런 정치를 어느 누가 새정치라고 믿겠는가? 어디 이런 일들이 중앙정부에서만 있겠는가? 우리 고장에서도 시의원들이 이권개입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제는 정말로 검찰이 검찰다워져야 한다. 검찰은 더 이상 권력이나 돈에 눈치 보지 말고 권력을 가까이 하며 부당하게 권력을 남용하면 패가망신 당한다는 것을 올바른 수사로 보여주어야 한다. 비록 검찰의 능력으로 세상을 다 깨끗하게 만들 수는 없다 해도 세상을 더 더럽히지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 검찰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사랑받는 검찰로 새로 태어날 좋은 기회이다.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고향에 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의아하게 느낀 것이 있었다. 길가에  ‘바르게 살자’라고 쓰여 진 표석이 많이 보였다. 고려대학교 정문에서 종암동 가는 삼거리에 서 있는 ‘바르게 살자’ 표석을 본 뒤론 처음이어서인지 이렇게 많은 표석에 ‘얼마나 우리 고향 사람들이 바르게 살지를 못했으면 저런 돌을 길가에 많이도 세웠을까?’ 생각하며 창피함을 느꼈다. 며칠 전에 고창을 다녀 올 일이 있었는데 다녀오는 길에 또 ‘바르게 살자’는 표석을 보았다. 요즘 세상에 저 돌을 매일 바라보며 출퇴근을 해야 할 사람들이 누구일까를 생각했다. 이런 표석이 우리 고장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셀 수 없이 많이 세워져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공정사회, 정의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는 말처럼 정치권과 권력층, 부유층이 먼저 바르게 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전국에 널려있는 ‘바르게 살자’라고 쓰여 진 표석들을 몇 개는 시청, 시의회, 지방법원, 경찰서 앞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국회의사당, 정부청사, 청와대 그리고 대법원 청사, 검찰청사 앞으로 옮겨야 한다. 저 표석들을 매일 출근하며 퇴근하며 마음속에 매일 몇 번씩 되새기며 살 국민은 거기에 많기 때문이다. 아무런 힘도 없는 국민들을 바르게 살지 않는 것처럼 저렇게 길거리에 세워 둘 표석들이 아니다. 더 이상 대다수의 국민들이 바르게 살지 않는 양 저렇게 방치해 둘 표석이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이러다 하락세가 지속되면 정국주도권도 잃게 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시험을 못 본 학생들의 변명은 늘 실수라고 한다. 그런 학생은 발전이 없다. 한 두 번은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가 반복되면 실수가 아니라 무능력한 것이 된다. 참여정부 5년을 교훈삼아 더 이상 무능하다는 소리는 듣지 말자. 5년 내내 긴장의 끈을 풀지 말자. 방심하면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다시 종북 좌파니, 빨갱이니 하며 피를 빨아 데는 세력에게 휘둘리다 5년을 허송세월하게 될 것이다. 지난 인선의 실패는 잘못된 것임을 먼저 인정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야당의 지나친 발목잡기가 있었다 해도 야당 탓은 하지 말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을 발굴하여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모두 ‘바르게 사는 정치인이 많은 대한민국’이 나라다운 나라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리는 장맛비처럼 국민들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장관임명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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