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에 ‘찍으려는 황새, 안 찍히려는 우렁’ 이야기가 있다.

이 말은 ‘서로의 이해관계만을 집착한 나머지 자기의 사리사욕에 휩싸여 좀스러운 싸움을 끌어가는 안타까운 꼬락서니’를 두고 한 말이다.
최근 돌아가는 국내 정치 상황을 봐도 그렇고, 우리지역 정치 상황을 봐도 이 말이 딱 맞게 다가온다.
‘찍으려는 황새와 안 찍히려는 우렁’ 이야기는 예전에는 소소한 이해관계에 따라 작은 마을에서부터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관계가 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
특히, 4-5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요즘의 지역 풍토는 상대를 찍어서 없애거나 안찍히도록 제대로 숨거나 둘 중 하나여야 살아남는 양상이다.
이미 정읍시는 지난 4.13총선때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치단체장의 중립의무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18일 증인심문에 이어 8월중순 추가 재판이 예정돼 있어 아직 항소심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시장이나 집행부 공무원, 시민들 모두에게 답답함을 주는 아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
‘협치’와 ‘상생’이란 말을 꺼내기도, 이들에게 요구하기도 힘든 형국으로 빠진지 벌써 오래됐다. 법을 위반한 원인과 문제의 발단을 제공했다면 재판에 따라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잘못되기를 더 바라고, 서로에게 필요한 조언보다는 뒤에서 욕하는 풍토가 만연되는 사회분위기라면 지역사회 발전은 물론 국가발전도 제대로 기약하기 어려울 듯 하다. 우선은 결과를 조용히 지켜보는 미덕도 좋을 듯 하다.

건전한 대안과 비판보다 뒤에서 욕하는데 익숙하지 않은지...

우리는 이런 면이 없는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본보는 지난주부터 ‘내가 시장이라면...’이란 란을 만들어 시민들의 요구와 바람을 그대로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이 시점까지도 내가 정읍시장이라면 어떤 일을 어떻게, 현재 문제가 있는 현안문제는 이렇게 풀어가겠다고 밝힌 시민은 없다.
2018년 6월 18일(수) 치러지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가 불과 1년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점에는 이미 자신의 출마지를 염두에 두고 계산을 뽑는 인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내가 시장이라면...’ 어떻게 해볼 것인지 밝히는 인사는 없다.
본보가 이런 제안을 한 것은 건전한 대안과 비판을 통해 정읍의 발전을 이끌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보자는 차원에서였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건전한 대안과 비판’보다는 뒤에서 욕하는데 더 익숙해 있는 것 같다.
비단 ‘내가 시장이라면...’이 아니라 ‘내가 **이라면’이란 가정아래 여러가지 제안과 지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뒤에서는 그렇게도 많은 비난과 욕을 하면서도 내놓고 하기는 어렵다면 얼마나 무책임하고 자신감이 없는 처신인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자신만의 선거 전략이거나 내년 선거전에서 공약으로 사용할 것이니 미리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선거전이 시작되어 금쪽같은 시간이 흐르다보면 지금같은 맑은 정신으로 사회를 보고, 시정 주요 현안들을 바라보기 힘들 것이다.
모인 머릿수에 따라 이리저리 다녀야하고, 행사 규모에 끌려다녀야 한다.
맑은 정신, 깨끗한 마음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대안을 제시하며 문제를 비판할 수 있는 지금을 놓친다면, 결국은 그런 주장이나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다음 선거는 끝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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