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겸해서 필자는 서울 딸, 아들네와 대구 남동생 집을 찾았다. 그리고 대구까지 간 김에 지난1일 청도와 밀양을 거쳐 부산서 점심을 먹고서 울산으로 이동했다.

울산장승포 고래문화마을까지 돌아보면서 느낀 것도 있고 해서 정읍과 연관 지어 보았다. 이날 오전 청도 소싸움 장은 토와 일요일 행사라 고렇다고 치고. 바로 옆 소싸움테마파크에 들어가 보았다. 2층으로 된 건물 안은 삭막하다 못해 썰렁했다.

무엇을 보고 느껴보고자 누가 들어올까 싶었다. 굳이 국민의 돈을 들여서 이런 건물을 왜 지어 놓았을까도 생각됐다. 입구서 안내를 맞고 있는 젊은 관계자에게 필자는 소싸움 장 홍 보사진을 가리키며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가를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5시경 울산 장승포 고래문화 마을에 가보았다. 가족단위서부터 적잖은 방문객들이 있었다. 그 뜨거운 태양 볕 아래에서도 말이다. 고래잡이 가 성행했던 당시의 시대상과 6~70년대 거리를 재현한 것들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 다.

그런가하면 교복을 빌려 입고서 완장을 찬, 학생복장을 한 젊은 남녀들이 옛 거리에서 기념 사진 찍기에 분주했다. 큰돈을 투자하지 않은 듯 보이는 이곳 문화마을거리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래마을 장승포는 가지고 있는 부존자원인 고래에 옛 추억 거리를 잘 활용하여 스토리텔링화 한 것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돈벌이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정읍에서도 백제현존 최고(最古)의 가사 정읍사가 있다.

본보는 90년 초부터 백제마을을 재현하고 스토리텔링 할 것을 주장했다. 다시 한 번 더 촉 구해 본다. 그 때부터 연관된 시대상을 재현하는 테마, 사랑과 단풍 그리고 민주주의의 성지 로서 형상화하는 작업을 서두르자고 말이다.
공사의 우선순위가 있듯이 정읍시가 무엇을 우선, 취사선택과 선택의 집중을 통해서 경쟁력 을 찾아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더 묻고 또 정치지도자들의 결단과 의지가 필요한 때임을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정읍사 정촌골 백제마을 복원과 관련하여 한 때 윤철상 전 국회의원이 세계종족문화촌을 구 상하는 큰 그림을 그리려는 안타까운 노력도 있었다.
어쨋거나 단풍나무를 정읍 땅, 온 마을과 산에 심자는 주장 그리고 정읍천변을 활용한 데이 트코로 나무심기 등은 오랜 세월이 흘러가야 그 빛을 발하는 일이다. 백제마을 정촌골 복원 및 재혀 현장 역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오는 길에 필자는 하동 최참판댁과 화개장터도 찾아가 보았다. 역시나 소설가 박경리 ‘토지’의 주 무대였던 점도 있지만 능선 위, 그 옛 마 을 자체가 볼거리였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가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기에 충분했었다는 것이 다.

황토현 기념관에도 필자는 오래전부터 고부군수조병갑의 학정에 분연히 일어난 농민봉기 시 대상 등을 밀랍으로 연출해 보여 줄 것을 요구했었다. 일본 나리타시를 방문하여 본 사무라

이시대 유사한 농민항거 현장을 4장 5막의 밀랍인형들을 보고서, 우리 것은 더 빛을 발하고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던 기억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 시작하는 것이 먼 훗날을 기약해보면 더 빠른 시작이 될 것이다. 유종 근도지사와 국승록 시장 시절부터 본보는 줄기차게 백제마을 정촌골 복원을 서두르자고 주 장을 했으며 정읍시가 축산의 제1도시가 되는 것을 반대해 왔었다.
또 우리는 유지사를 향해서 “그렇게 줄 것이 없어서 정읍을 축산 제1도시로 만들려고 하는 가”를 외치기도 했었다. 그 당시에 우리는 환경보존이 오히려 뒤늦은 산업화보다는 훨씬 경 제성과 경쟁력을 가질 수가 있을 것이라고도 판단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때론 본보와 필자는 업지러진 물 같겠지만 축산 역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친환경적 부가가치의 글로벌 롤 모델 사업으로 집단화 시킬 것도 강조해 왔다.
그리고 김생기 시장이 내장저수지 아래에 축산테마파크 조성과 소싸움장을 만드는 것 또한 갓 쓰고 양복을 입는 듯한 언발란스적인 정책이기에 장소를 옮길 것을 제안하는 등 그래서 더 강력하게 반대를 해왔던 것이다.

상시 인건비를 비롯한 유지관리비만 또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농경문화체험관과 비슷한 건축 물 때문에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경우는 없다. 마찬가지로 내장산 단풍 초입에 축산테마파크 때문에 유동인구가 찾아 올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무리하게 짓는 것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들을 찾아서 다 함께 살 궁리를 하는 것이 백번만번 옳은 처사일 것이다. 우리는 당장 서남권시대의 중심 센터로서 거점을 확보하는 호텔도 지어야하고 가족단위로 함께 정읍을 찾을 수 있는 콘텐츠를 민간 합작으로 도 만들어 내야 한다.

무엇을 선택해서 집중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살길인지를 칼자루 쥔 자들이 더 고민하고 배 워야 할 절대절명의 위기적 상황이 정읍의 현주소이다. 해방이후의 저작거리가 시각적인 감 성을 만들어 내고 체험의 공간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장승포 고래문화마을에서 필 자는 희망을 보았다. 그런가하면 거제와 통영의 거리를 돌아보면서 필자는 많은 생각과 함 께 번민이 있었으며 질투가 생겼고 또한 오기도 발동됐을 감지했다.

우리네 구시장만 하더라도 타 지역서 흉내 낼 수가 없는 시각 및 체험의 공간들이 적지 않 다. 대장간 풍경과 기름을 짜고 가래떡들을 만들어 내고 구수함과 정감이 도처에 산재돼있 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곳들을 일사분란하게 정비하거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곳에 헛힘만 쓰는 것 같아 보여 더 속상하고 열 받고서 올 여름 휴가를 마무리한 것 같아 씁쓸했다는 것이다.

되돌아오는 3일 저녁, 마지막 여정에서 교사부부인 조카가 사준 진안의 인삼 어죽수제비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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