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겠다는 상’과 ‘달라고 하는 상’

이준화 기자l승인2017.09.08l수정2017.09.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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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화 칼럼

정읍시는 2017년 정읍시민의 장 선발을 위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문화장과 새마을장,산업장,공익장,체육장,애향장,효열장,명예시민의 장 등 8개 부문에 대한 접수를 받아 심사위원회 회의를 거쳐 수상자가 결정된다.
정읍시민의 장 시상은 해를 거듭하면서 그 가치와 희소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읍시민의 장은 ‘정읍의 명예를 드높이고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시정발전에 헌신 봉사하신 시민을 찾아서 시민의 장을 드리고, 그 공적을 칭송하고자 한다’고 했다.
얼마전 정읍시청에서 시민의 장 접수를 위해 방문한 A씨를 만났다.
30년 넘게 봉사활동에 전념했던 그였지만 지난 두번에 걸친 시민의 장 탈락은 큰 상처로 남았던 모양이다.
“이번에는 기어코 선정되어 수상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처음에는 한번 받아보겠다는 작은 마음으로 신청했지만 탈락이 거듭되니 자존심에 금이 갔다.
아마도 자신이 돈이 좀 있어서 이웃과 지역을 위해 기부했거나 정읍시에 큰 돈을 냈다면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시민의 장 시상이 이런저런 이유로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단면이기도 했다.
곁에서 그동안 지켜본 A씨는 당연히 시민의 장을 받아도 될 만한 공적을 갖췄다고 본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봉사를 실천하는 것은 누구도 하기 힘든 일이다.
경찰 B씨는 A씨의 꾸준한 봉사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그런가부다하고 지나졌지만 나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흔들고 머리를 숙였다는 것이다.
경찰인 자신도 하기 힘든 일을 고령이 민간인이 수십년을 해온데 따른 고마움의 표시였다.
그런데 이날 시청에서 만난 A씨는 조금은 아쉬운 면이 있었다.
2017년 정읍시민의 장을 받기 위해 지인과 함께 시청을 찾았지만 자신이 자신의 공적을 말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였다.
제3자가 칭송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위의 추천으로 접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달라는 상’보다는 ‘주겠다는 상’이 되었으면 해서다.
30년 넘게 이웃의 안전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봉사해왔다면 당연히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자신이 나서 상을 달라고 하기에 앞서 사회에서 먼저 그를 추천해 시상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내가 받을 상을 내가 달라고 하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챙겨주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A씨와 같이 시청을 방문한 C씨가 있어 그나마 A씨의 공적이 드러나 보였다.
나보다는 A씨가 더 어려운 여건에서 묵묵히 봉사했다고 추켜세우는 C씨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정읍시민의 장이 무분별하게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어 왔다.
상을 만들었으니 받을 만한 사람을 선발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상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의해 사회와 주위에서 수상자로 공감하지 않는 사람을 굳이 선정할 필요는 없다.
올 가을 시민의 장 시상식에 서는 대상자들은 진정 자신이 ‘상을 받으려고 한 사람’보다는 ‘받아야 한다’고 추대된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장애인테니스장의 비가림 시설과 그늘막


정읍시가 국비 5억원과 시비 등 7억1천여만원을 들여 장애인테니스장을 만들었다.
장애인들의 여가선용은 물론 날씨와 상관없이 테니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비를 지원받아 만든 것이다.
정읍공설운동장 진입로 우측에 들어선 장애인테니스장은 비가림 시설이 눈길을 끌게 한다.
장애인과 일반인들이 날씨에 상관없이 테니스를 즐길 수 있으니 그만한 시설이 있을까.
하지만 아쉬운 소리가 들려온다.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시설한 비가림 시설이 그늘막 역할밖에 못한다는 것이다.
테니스 동호인들은 “테니스를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설 구성의 다양한 분야를 물었어야 한다”면서 “7억1천여만원을 들였지만 비가 내리거나 늦은 구름이 낀 날이면 사용에 불편을 겪는다”고 아쉬워 했다.
비가림 시설이지만 비는 가려지지 않고, 비가림 시설은 그늘막 역할을 하고 있다.
구름이 낀 날이면 어두워서 정상적인 게임을 하기도 힘들다. 조명을 켜야 하지만 조명시설은 되어 있지 않다.
사소한 사례의 하나이지만 우리 주변의 각종 시설들이 사용자나 주민들의 이용 편의와 활용도보다는 해당 부서나 사업자 편의주의로 시설된 면이 많다.
그러다보니 막상 시설을 사용하는 당사자들은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관련 부서는 동호인들의 의견을 들어 참고했다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더 좋은 시설을 만들기 의해 수렴한 의견이라기보다는 중간에 민원 막기용으로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읍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서 불가불 그런 시설이 됐다”고 했다. 시는 내년 본예산에 추가로 예산을 편성해 시설을 보완할 계획이지만 예산의 중복 투자 지적과 행정의 신뢰도 추락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인구 급락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도 심사숙고해야 하고, 만드는 과정 역시도 더욱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준화 기자  yiju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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