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철(전 정읍시청 국장)

(1)
인디언 말로 ‘친구(親舊)’는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자’라고 하는 데, 얼마 전부터 친구란 단어가 자주 생각나게 하고 있다. 우리 국어사전에는 친구란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라고 정의되어 쓰여 있다. 친구들은 오랜 학창시절에 어울려져서 대부분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커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새롭게 어울려지는 사회친구가 생기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며 어울려진 친구들은 평생 친구로 남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은 속성상 순수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들이 가장 늦게까지 소중하게 남는다고 한다. 친구관계도 ‘눈에서 멀어지면 맘도 멀어 진다’는 말이 있듯이, 지속적인 친구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주 만나 대화와 행동을 나누면서 서로 마음을 이해하고 사물에 대한 공감대형성은 자연스럽게 친밀한 관계로 이루게  될 것이다. 요즈음 카톡방에는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는 노력입니다’라는 문장이 자주 보여 지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 우리의 생활패턴에서 ‘관계의 노력’을 강조하는 것은 위와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또한 ‘진실하고 좋은 친구 한명은 일만명의 친인척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나를 알고 있는 친구들이 나를 어떤 친구로 여길까하는 생각을 하면, 내 스스로가 고개가 숙여지는 것은 부인 할 수가 없다. 아무래도 친구들한테 지속적인 관계형성을 잘 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차라리 ‘좋은 친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 스스로가 누군가의 친구가 되었을 때 행복하다’는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의 말로 대신하여 변명하고 싶다. 그래서 이 세상을 사람들은 보이는 것으로만 평가를 하고 있지만, 보이지는 않아도 서로의 눈빛으로 마음을 나누며 의지가 되는 친구, 서로 견디기 힘든 환경에 처할수록 정(情)이 더 밝게 윤이 나는 그런 친구로 기억되기를 기대하고 싶은 것이다.

(2)
중국 명나라 문장가인 빙몽룡(憑夢龍)은 ‘酒肉弟兄千個有 落難之中無一個(주육제형천개유 낙난지중무일개)‘라고 하였다. 즉 ‘술상 앞에 모였던 1000명의 친구들, 곤경에 처하면 하나도 안 보이는 것’이라고 읊었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와 관련하여 유명한 글을 많이 남겼다. '불행은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를 보여 주며, 친구란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그럼으로 친구들에게서 기대하는 것을 친구들에게 베풀어라' 라고 강조 하였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는 ‘나의 리무진에 함께 타고 싶어 하는 친구는 많다. 하지만 리무진이 고장 났을 때 함께 버스를 타 줄 친구를 원한다’고  말을 하였다. 그만큼 인간관계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친구는 그리 흔치 않다는 표현이라 할 것이다. 그래도 역사상 친구의 우정을 표현한 백미로는 중국 춘추시대의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관계를 뜻하는 ‘관포지교(管鮑之交)’라 할 것이다. 서로가 적이 되었지만 오히려 죽음 앞에서 친구를 포용하여 함께하고자 하는 행동과 맘은 영원히 기록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대인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람이 태어나 아름다운 친구 7명을 가진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을 한다. 성경말씀 요한복음 15장13절에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큰 사랑이 없나니’라는 글귀가 있다.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천상의 행복을 누린 사람이라 할 것이다. 친구란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하면서, 나이와 성별의 차이를 넘어 사고의 공감대를 함께 향유하는 사람들이 사전에서 정의하는 친구로 생각하고 싶다. 우리 삶의 무게가 느껴질수록 오래된 친구의 목소리와 발자국소리가 그리워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할 것이다.「추억속의 얼굴로 만 남아있던 친구가 낙엽 지던 날 전화를 했다. ‘늘 보고 싶었다’고 ‘늘 보고 싶었다’고 추억속의 얼굴로 만 남아있던 친구가 눈이 오던 날 전화를 했다. ‘늘 기억하고 있었다‘고’ ‘늘 기억하고 있었다’고」라는 용혜원 시인의 ‘추억속의 친구’시를 항상 가슴 깊이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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