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화 칼럼

정읍농악 발전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때

10여년 갈등의 골이 깊이 패인 정읍지역 농악인들이 이제는 화합할 시간이 다가왔다.
농악인들의 갈등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농악인들의 갈등은 단지 갈등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정읍사회의 이미지까지 추락시켰다.
농악인들끼리 서로를 헐뜯으며 민원을 제기하면서 무형문화재를 관리·지원하고 있는 전라북도가 보다 못해 나섰다.
전북도는 오는 14일까지 투명한 운영 등이 명시된 새 정관 마련을 비롯한 개선명령을 내렸다.
창피한 일이지만 별 수 없이 따라야 할 형편이다. 따르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평생 노력해 얻은 무형문화재 대우도 떨어져 나가고 지원도 끊긴다.
문화예술인들이 스스로에게 갖는 자긍심과 자부심, 전승에 대한 책임감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일반인 시각으로 보면 농악인들의 갈등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토록 오랜 기간 서로를 적대시하고 반목하는 상황을 지속해 온 농악인들의 갈등은 이제 끝내야 한다.
동토의 땅이라 불리우며 우리와는 대화 자체가 안될 것으로 생각했던 북한도 대화와 소통을 통한 화해와 발전의 길로 나온 상태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작은 기득권만 내놓는다면 모든 것이 다 좋아진다는데 굳이 그걸 움켜쥐고 있는 모양새가 안타깝다.
또, 왜 그렇게 그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지도 궁금하다.
스승은 스승이라서, 제자는 제자라서 그러는가. 
정읍농악발전대책위원회가 협의를 통해 만든 정상화 쟁점사항은 그리 힘들어보이지 않는 내용들이다.
일부 농악단원들의 한시적인 활동 보류 등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도 한시적이라는 단서를 깔았다.
그리고 시민들이면 누구나 정읍농악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하자는데 왜 그리 반대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정읍농악보존회 가입조건도 대폭 완화하고, 그 누구도 입회해 배울 수 있는 조건을 부여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어느땐가 농악발전을 위한 회의에서 전 시장이 정읍농악보존회측의 입장에 따라 말하는 것을 보고 지도자의 역할과 현실 인식 문제가 어느정도 중요한지 깨닫게 했다.
최소한 농악인의 실기능력을 확인하고 입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정읍농악보존회측의 주장에 대해 다른 참석자들이 반대의견을 제시하자 전 시장이 보존회측의 손을 들어줬다.
언뜻 말이 되는 듯 하지만 이는 누구나 원하는 시민 모두에게 정읍농악을 전승한다기 보다는 ‘농악선수’를 양성하는 단체라는 인식을 갖게 했고 힘을 실어줬다.
농악을 처음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실력을 쌓고 들어오라는 보존회측 정관은 말이 안된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거론된 독소조항을 말끔히 제거하고 정읍농악이 새롭게 발전하고 화합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면 결과는 더욱 초라해질 수 있다.

 

최신식이라는 정읍시립중앙도서관의 옹색함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하게, 또 도서관이라는 일반적인 기능을 잃어버리게 할 정도로 변화를 보이고 있는 도서관들이 인기다.
물론 도서관이 갖고 있는 본연의 존재 이유를 버리자는 것은 아니다.
정읍시도 8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4년 현대식 중앙도서관을 건립했다. 정읍천변을 곁에 두고 봄이면 아름다운 벚꽃과 천변의 싱그러움을 간직한 곳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립중앙도서관은 너무나 답답하다. 전국에서 알려진 선진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한숨이 나올 정도로 아쉬움을 느꼈다.
직원들이 열심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민 참여 행사와 책읽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의 도서관은 주택가 한 가운데 쳐박혀 얼굴만 내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토록 가깝고 아름다운 정읍천변이 있지만 이를 활용할 방안은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
새로 지은 도서관이라고 선진지 견학을 가끔 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들이 와서 어떤 생각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도서관 진입로는 어디가 정문인지 알수 없게 만들었다. 주차장은 부족해 도서관을 방문하려면 복잡함에 짜증이 몰려온다는 사람들이 많다.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을 단순히 책만 읽기 위해 오는 것으로 단정한 듯 한 보인다.
굳이 선진지역 도서관을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비교하기에는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도서관 부지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감안했다면 다른 해결책을 찾았어야 옳았을 것이다.
정읍천 둔치를 활용하고,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이 오래 머물고 정읍의 경치를 감상하며 책도 읽고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꼭 필요한 일이 없다면 들어가면서부터 답답하고 옹색한 중앙도서관을 방문하고 싶을까.
어떤 시설들이나 만드는 사람들은 오직 만드는데만 집중하고 준공후 이용자들의 편의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를 많아 봐 왔다.
시립중앙도서관 역시 그렇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중앙도서관의 이름에 걸맞게 주변 환경과 편의시설을 개선하려는 계획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6.13선거를 앞두고 있다. 많은 후보들이 표밭갈이에 분주하다. 곧 정당 경선이 마무리되면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문화환경을 조성해 특별한 랜드마크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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