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화 칼럼

취임 100일 앞둔 유시장과 정읍시 공무원

취임 100일을 앞둔 유진섭 정읍시장이 지난 간부회의에서 공무원들의 업무태도를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유진섭 시장은 “그런식으로 할 바에는 마음대로 하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현안 해결을 위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부서간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이날은 수년 전부터 아침부터 입암 가리대마을에서 일고 있는 양돈장과 관련한 집회가 열려 그간의 행정행위가 별 결실을 맺지 못한데 따른 불편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협업이 필요한 부서들이 서로 업무를 핑퐁하거나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이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공무원들을 믿지 못하겠다”며 “그동안 아무것도 제대로 진척된 것이 없다. 이대로 간다면 입암 소재지 인근에서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악취민원에 시달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은 퇴직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를 태만하는 행위도 지적하며 특단의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공무원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장 외 누군가가 악역을 자처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쉬움도 포착되는 부분이다.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정치공무원들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자신의 업무능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줄서기로 자신의 미래를 맡겨온 공무원들이 아직도 여전히 눈에 띄는 모양이다.
올 가을 단풍철 유 시장은 내장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전을 선포했다.
이 문제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동안 먹이사슬처럼 연결돼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각종 불법 행위를 어느정도 근절할 수 있을 것인지 합동단속의 강도와 지속성에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내장상동을 지역구로 두고 활동했던 유 시장이 ‘내장산 단풍철 행락질서 원년의 해’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풍이 물들면 당장 정읍시와 유관기관의 행락질서 유지 문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결정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이를 바로 잡기도 쉽지 않은 문제이다.
각설이의 고성방가가 사라지고 바가지요금과 택시 호객,불법 노점상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장과 공무원이 유관기관과 힘을 합해 어떤 팀워크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청와대포럼 발표대회서 확인한 우리 청소년들이 무력감

올해로 9년째 이어온 청와대포럼이 막바지 최종전을 남기고 있다.
아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주최측의 세심함과 적극성도 부족했다는 자성을 해본다.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해온 청와대포럼은 고등학교 진학후 대학 진학 전까지 지역에 살면서 고향사랑은 물론 자신의 잠재력을 키워 미래 나라발전의 동량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내걸었다.
주최측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 중학생들을 너무 크게 기대했던 것일까.
대회를 진행하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일들이 많다.
1차 글쓰기대회부터 참가자를 접수하는 문제부터 쉽지 않았다. 글쓰기와 발표,조별 토론에 이르기까지 청와대포럼이 어렵다는 선입견이 학생들에게 깊이 스며 있어 자발적인 참여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또 학교 대표자격으로 출전한 학생들 역시도 별다른 책임감이 없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태도가 눈에 깊이 박혔다.
학교측은 물론 대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부모들까지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 했다.
“할아버지 생신으로 가족들이 밥을 먹어야 해서 불참하겠다”는 학생도 있었고, 부산 저쪽으로 내달리는 태풍 콩레이를 핑계삼아 “태풍으로 대회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문자를 보낸 학생도 있었다. 이날 바람은 태풍이라고 보기에는 산들바람에 불과할 정도로 조용했지만 이 학생은 그렇게 핑계했다.
그런가하면 또다른 학생은 자세한 대회일정과 참가내용을 알리는 고지 문자에 ‘응, 안가’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름과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선입견을 갖기 싫어 확인하지 않았지만 불쾌감을 지을 수 없었다.
청와대포럼 발표대회를 통해 가장 가슴깊게 파고든 문제는 우리 청소녀들의 무력감이다.
대놓고 “선생님이, 학교에서 가라고 해서 억지로 나왔다”는 학생은 물론이고 “나의 현실은 되는 것이 없고, 미래 희망과 꿈도 없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대회에 참여하면서 “아무런 준비없이 나왔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어떤 학생은 “수산고에 가고 싶지만 학교에서 보내주지 않아 내 꿈을 접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학교와 사회가 이들의 꿈을 빼앗았는지, 아니면 학생들 스스로가 꿈과 희망 갖기를 포기한 것인지 안타까웠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은 소수의 학생이지만 나름의 희망과 미래 비전을 갖고 학업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밝은 표정으로 조근조근 침착하게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자세는 심사위원들의 입가에 미소를 안겼다. 
“억지로 나왔고 아무런 꿈과 희망도 없다”는 학생들에게 놀라고 실망한 가슴이 그나마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소수의 학생들로 인해 보상받는 느낌을 받았다.
“할아버지 생신이라서, 바람이 불어서,가기 싫어서 참석하지 않겠다”며 집에 눌러 앉아 있는 아이들이 그 가슴속에 얼마나 큰 무력감을 갖고 있는지 부모들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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