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화 칼럼

애향(愛鄕)과 애향(哀鄕)의 차이

지난달 28일(수)에 서울 동대문역사공원 앞에 위치한 에스티아 웨딩컨벤션에서 열린 재경정읍시민회 2018년 송년회에 참석했다.
정읍에 고향을 둔 출향인들의 집합체인 재경정읍시민회는 오랜 어려움을 이겨내고 점차 부흥기로 돌아서는 모습이었다.
참석한 출향인들의 얼굴마다 미소가 번졌고 이유모를 자신감도 묻어나는 듯 했다.
재경시민회 송년회 행사장에 자주 참석했던 인사들 역시 올해는 무언가 다르게 활력이 있고 많은 출향인들이 참석했다며 반겼다.
▷본격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참석한 인사들은 서로에게 안부를 전하거나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이날을 계기로 발전적인 만남을 약속했다.
행사장의 메인 테이블에는 정태학 회장을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유진섭 시장과 최낙삼 시의장,지역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기부한 혜당 김순희 이사장,김현덕 재경신태인초동문회장,해동그룹 김찬호 회장 등이 자리했다.
메인 테이블에 자리한 인사는 주최측 회장이나 지역을 이끌고 있는 인사, 지역발전을 위해 다방면의 지원 공로가 있는 인사로 채워진 듯 했다.
기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면서 출향인사들을 만나고 이들의 동향을 전해들으면서 평소 알아보지 못했던 사안 등을 알아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정읍에 지역구를 두었거나 출신인 정치인들은 연말 예산정국과 맞물린 탓인지 참석하지 못했다.
시범라운딩을 거쳐 내년봄 그랜드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재경정읍시민회 차기 회장에 내정됐던 ‘내장산 골프&리조트’ 대일개발 김호석 회장도 골프장 관련 민원 해결에 나서느라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내장산관광호텔 자리를 매입해 해동관광호텔 신축을 준비중인 해동그룹 김찬호 회장은 이날 행사장에 참석해 기자를 발견하고는 작심한 듯 ‘해동관광호텔 부지, 정읍시 4년째 가을 주자치 받게 봐줬다’ 제하의 기사가 실린 신문과 정읍시의원의 해동관광호텔 관련 발언록을 들고와 불만을 토로했다.
고향에 호텔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읍시가 자신을 도와준데 도대체 무엇이냐며, 이런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지구단위계획을 정읍시에 제출했는데 관련 위원회 심의도 하지 않고 반려한 것에 대한 울분의 표시였다.
괄괄한 성격에 김 회장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헤드 테이블을 돌아가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듯 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지역의회나 언론에서 이런 지적을 하면 고향에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는 것이 요지였다.
김 회장을 수행한 해동그룹 관계자는 “지구단위정비를 위해 필요한 부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당초 매입가의 10배가 넘는 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기업체 실무진 입장에서는 호텔 신축이 타당한 일이 아니지만 고향에 호텔을 지어보겠다는 김회장의 의지가 있어 지금에 이르렀다. 서로 도와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3억이 넘는 이자를 내면서 수년째 버틸 수 있는 것은 해동그룹이라 가능하다”고도 했다.
▷행사를 시작하면서 정태학 회장은 일반적인 인사에 이어 곧바로 출향인들이 고향을 위해 사업에 투자할 때 관심을 갖고 호의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5성급 호텔을 계획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산적한 문제들이 많아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고향에서 사업하려는 사람들이 나서면 시장(市長)과 주민이 적극 도와야 한다고 했다. 회초리만 치치말고 보듬어 달라. 해보려고 노력중인데 잘못한다고만 하면 되겠느냐는 것이다.
참 애향(愛鄕)과 애향(哀鄕)의 차이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애향(愛鄕)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고향을 사랑하다’이다. 또다른 애향(哀鄕)은 슬픈 고향으로 해석하고 싶다.
누군들 지역에 투자하려 나서는 출향 기업가를 힘들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1천억대를 투자해 고향도 살리고 기업의 이미지도 높이도록 돕고 싶은 것이 정읍시민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수십년 이뤄지지 않는 공약을 지켜보는 정읍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슬픈 고향이 있을 뿐이다.

시의회 조사특위 구성과 기명투표 도입 필요성

정읍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가 축산분뇨처리업체 문제와 해동관광호텔 부지 주차장 운영과 관련해 조사특위를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밝혀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축산분뇨처리업체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원 근거와 수의계약 방식의 타당성 여부, 가족업체와의 계약,허위 계산서 등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원 6명이상의 서명을 받아 시의회에 요청해야 하고, 본회의에서 안건이 의결돼야 한다.
경제산업위원회는 조사특위 구성을 쉽게 보지 않고 있다. 이를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됐고 이미 이곳 저곳에서 압력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한 각종 사안의 주체자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 의원들에게 부담을 안기는 것이다.
이들은 반드시 관철해 본회의장에서 기명투표로 가부를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지방의회의 가장 큰 병폐의 하나가 무기명 비밀투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모두 기명투표를 실시하는데 지방의회가 무기명으로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것은 선출직 의원의 무책임을 방조하고 무소신·무원칙을 키우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선 의원들이 매 중요 사안마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행태는 이제 바뀔때가 됐다. 
정읍시의회라도 가장 먼저 기명 투표를 실천해보자. 전국이 놀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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