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척박하고 매 마른 우리네 삶이 좀 더 감동적이고 윤택했으면 좋겠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울고 웃고 더불어 살며 감동을 주고받는다. 물론 강제해서 감동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진한 삶의 자세로부터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때 감동이 된다. 누구는 ‘진심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없다.’라는 이야기도 한다.  진솔함이 있고 따뜻한 마음에 사랑이 깊을 때 감동이 절로 나온다.

 우리 삶속에 감동의 향기가 잘 스며들도록 할 수는 없을까. 물론 평범한 이야기, 밋밋한 생활에는 감동이 되기 쉽지 않다. 희로애락이 있고 크라이막스가 골고루 퍼져야 감동이 되고 즐겁고 아름다운 삶이 된다.
 감동이란 똑같은 상황에서도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한 것을 듣고, 여러분이 하지 못한 것을 할 때 감동이 된다. 사실은 별것 아닌 것 같은데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내장산 벽련암의 벽련선원 루에 올라 거꾸로 누어서 ‘하늘바다’를 보노라면 색다른 감흥이 다가오기도 한다. 루 아래 우람한 은행나무 아래서 오랜 친구와 따끈한 커피 한잔의 맛이 가슴에 젖어들기도 한다. 가을 산야를 보면서 붉은 단풍잎에 사진 몇 장이 그립게 느껴진다. 만추에 단풍터널 따라 쌓여가는 낙엽을 밟으며 생각나는 몇 구절의 시가 허전한 마음을 채워 주기도 한다. 그리운 친구에게 몇 자 가을 편지라도 쓰고 싶은 충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엄동설한 눈 덮인 산모퉁이에 빨간 까치 감을 따려고 신발짝을 던져보는 동심에서 즐거움이 제법 쏠쏠하다. 무릎까지 쌓인 눈밭에 벌렁 누워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눈사람 도장을 찍다보면 어른애가 다르지 않은 감동이 다가서기도 한다.
 감동은 사람을 변화 시킨다. 행복을 가져다주고 서로의 이해를 돕고 소통하게 한다. 스포츠는 재미있어야 하고 영화는 감동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감동이 있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감동 없는 삶은 사막의 모래알 같이 무미건조한 생활이 될 것이다. 
 스스로 자기 삶에 강한 감동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불평이나 남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가꾸어가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의 박항서 감독의 소박한 친화력에 최선을 다하는 축구지도자가 베트남 국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해마다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19년 동안 6억여 원의 기부 선행으로 세상을 감동시키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근면 성실하게 근무하다가 삶을 부당하게 빼앗긴 김용균 청년의 삶이 가슴 아프게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사는 게 무언지 바쁘게 뛰는 우리네 모습에서, 감성이나 감동이 자꾸만 무디어지고 매 말라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희망을 보고 즐거움을 쫒아 내 달리기보다 자꾸만 뒤돌아보는 시선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기해년 새해맞이 서래봉 등정도 좋다. 정읍사 오솔길을 따라 은은한 소나무 향기를 즐기는 여유로움도 필요하다. 마음에 양식을 주는 도서관도 여러분을 기다리는 곳 중에 하나다. 잠시 쉬였다 가는 여정에서 그간의 소망과 추억을 돼 새기며 떨리고 벅차오르는 감동의 시간이 많이, 그리고 오래토록 이어졌으면 좋겠다. 황금 복 돼지해, 웃고 즐기고 기뻐하며 감동이 넘쳐났으면 더욱 좋겠다.   

(장산  박 삼 규 / 정읍시평생교육회 회장  울림야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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