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갑자가 지나서야 동학농민혁명의 국가기념일이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로 제정되었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국가기념일 지정을 두고 인근 지자체와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서로 협력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단순히 동학농민혁명을 기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계승 발전해가야 할 사업들이 많기에 각 지자체와 서로 협력할 일들이 많아 질 것이다. 또한,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고 그 이념을 연구하는 것이 정읍이나 전북만의 일이어서는 안 된다. 국가기념일을 제정한 것은 역사적으로 이 혁명이 한 지역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전국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역사적인 판단에 근거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깊은 연구가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사는 이 곳은 120여 년이 흐르는 긴 세월동안 핍박받고 멸시당한 지역이다. 이 곳에서 살아오면서 이 사상의 정당성을 찾아내고 지켜온 숨은 공로자들이 많다. 그동안 많은 자료를 발굴하고 학술적으로도 많은 발표를 해 온 향토사학자들에게 우선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더 많은 자료를 발굴하고 더 많은 연구를 통하여 이 혁명의 진정한 의미가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 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부탁한다. 

 힘이 없는 백성이 혼자서 부패한 권력에 대항할 수는 없다. 힘이 없는 백성들이 죽기 살기로 똘똘 뭉쳐서 부패한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엄동설한에 고작 낫과 곡괭이 그리고 죽창으로 관군에 저항했던 선조들의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그들이 만들고자했던 ‘폭정을 몰아내고 백성을 구하는 올바른 나라’를 비록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용기가 지금 후손들이 사는 이 나라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이 3차 봉기에서 패하여 무너진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이 혁명이 멈춘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혁명의 영향으로 제일 먼저 항일의병항쟁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독립운동과 기미년 3.1운동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억압받는 민중들이 억압에 항거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일이 어디 그 뿐이었겠는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외친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6.10항쟁에서 촛불혁명까지 그 뿌리는 동학농민혁명에 기초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사상은 120여 년의 세월이 흘러오는 동안 민중의 흐르는 핏 속에 용해되어 언제나 압제와 불의에 항거하는 우리 민족의 용기를 키워 왔다고 본다. 정읍시는 이 혁명의 사상이 우리 현대사에 어떤 영향들을 주었는지를 역사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이를 토대로 기념관에도 이 혁명의 역사로만 한정하지 않고, 동학농민혁명에서 촛불혁명까지 한국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는 기념관으로 발전시켜 가야 한다. 동학농민혁명의 사상이 지금의 현대사까지 면면이 이어져 왔음을 알았을 때에 진정으로 국가기념일이 전국의 기념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 지역의 자긍심은 우리가 노력할 때에 생긴다. 전북의 모든 초등학교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깊이 있게 가르치고, 현장학습도 권장해야 한다고 본다.  

 두 갑자가 지나온 세월동안 개인의 명예는커녕 묘비도 없이 묘비명도 없이 차디찬 벌판에 묻혀 흙으로 사라진 선열들을 생각해 보는 국가기념일이 되었으면 한다. 다시 한 번, 국가기념일 지정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던 고창, 부안, 전주 모두 이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서로 협력하여 전국적인 기념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이 사상과 이념을 같이 계승하고 발전시켜가길 고대한다.

   거리마다 기념일 제정 축하 현수막이 펼쳐져 있다. 모두 한마음으로 축하하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기가수들을 초대하여 황토현에서는 축하공연도 할 예정이다. 120여년이 지난 지금, 호남들판에는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새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이 하늘이다’ 부르짖으며 분연히 횃불을 들고 일러 선 우리 선조들이 꿈꾸었던 세상은 이렇게 새봄을 맞이하고 있다. 정읍시민 모두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을 맞이하면서 이 기념일이 전국적인 기념일이 될 수 있도록 같이 누구보다 더 앞장서 노력했으면 한다. 동학농민혁명에서 희생당한 선열들을 추모하며 다시 한 번 국가기념일 제정을 환영하고 축하한다.(최낙운 스카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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