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주)정읍신문l승인2019.08.17l수정2019.08.1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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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림(본보 논설위원) 칼럼>

섭씨 40도를 넘나들던 폭염도 입추와 말복을 넘기면서 서서히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하늘도 한층 푸르고 높아졌다. 지독한 열병에 몸살 앓던 초목과 작물들도 점차 생기를 되찾고 결실의 계절을 향해 치닫고 있다. 묵정밭에서 한 송이 꽃을 피워내듯, 갖은 시련을 견디고 완숙의 길로 접어든 전원풍경을 바라보노라면 막힌 숨이 트이고 벅찬 감동의 물결이 일렁인다. 지금쯤 내 고향 남녘의 들녘 풍경도 땀과 노고의 가을채비로 분주하리라.

 필자의 고향은 정읍시 정우면이다. 그곳에서 나고 자라 30년을 넘게 살아온 까닭에 애착 또한 남다르다. 양지 마을, 전주 최씨 집성촌으로 한 때 120여 가구 5,6백 명이 살던 마을이 60여 가구 117명(2018년 현재)으로 줄었다. 야트막한 산과 논밭들로 이루어진 마을은 크게 내세울 만 한 것이 없었다.
 다만 마을의 수호신인 수령 600년의 느티나무와 솔숲 넘어 아스라한 황톳길과 대 바람 소리, 간혹 먼발치로 그리움을 실어 나르던 서울로 가는 기차의 기적소리만이 어린 가슴을 설레게 했다. 어디에 불국사가 있고, 또 어디에는 그 유명한 설악산이 있다던데 왜 우리고장에는 이름난 것들이 하나도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랐다.
 지난 6월 정우면이 『淨雨面百年史』라는 635쪽의 방대한 면지를 출간했다. 제1부 정우면의 역사 및 현황을 시작으로 문화, 자연 및 산업경제, 교육, 문학, 인물 등으로 빼곡히 채워진 그 속에서 비로소 필자는 고향 정우의 자긍심을 느꼈다. 
어쩌면 패배의식에 찌들었던 내게 당당한 기백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수많은 민속 문화, 유적과 유물, 삼남효자 유장춘의 백죽교와 조석교, 다양한 전설과 설화는 고향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확립의 자양분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당시 편집진의 원고청탁을 받고 조금은 망설였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 어찌 자랑스런 고향이라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일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칠보 무성서원 역시 정읍시민의 자랑이요, 쾌거다. 고향사랑과 애정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내 고향 정우면민과 편집진의 노고에 지면을 통한 깊은 감사를 드린다. 
 온 나라가 안팎으로 내우외환이다. 특히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행태는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격이다. 전범국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는 강제징용배상판결에 반발한 아베의 한국경제말살정책에 다름 아니다. 나아가 전범국의 군국적 향수와 부활을 꿈꾸는 망상에 불과하다. 
한국 죽이기에 혈안이 된 이 무도하고 오만방자한 행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우선 우리는 차분하고 냉철한 대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기회를 통해 역사교육 강화는 물론 왜색문화를 걷어내고 친일세력 척결에 대국민적 결집과 감시가 절실하다. 무조건적 배일이나 일시적 불매운동은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극일의 시험대인 만큼 지속적이고 치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지소미아 파괴는 분명 신중한 문제이나 우리경제를 말살시키면서 군사협력과 안보공조를 하자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만큼 ‘한국 때리기’에 발광하는 일본의 비열한 책략과 속셈이 가증스럽다. 당분간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이번 기회에 우리도 일본의 오만방자하고 잘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는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대통령도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아니 더 이상 일본에 끌려 다니거나 질 수 없다. 다만 일시적인 말잔치나 수사가 아닌 실천적 행동과 해법이 절박한 시점이다. 
이에 국력의 결집과 외교의 다원화로 경제의 외연을 넓혀가며 정의실현에 매진해야 한다. 만에 하나, 향후 일본과 타협의 접점을 찾더라도 우리는 완전한 극일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렇듯 나라가 안팎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지원사격이나 대처방안은 고사하고 대통령 때리기에 혈안이 된 황교안, 나경원의 자한당과 일부 야당의 졸렬한 작태가 꼴사납고 역겹다. 더 한심한 것은 미쳐 날뛰는 가짜 태극기부대 주옥순과 그 일당들의 아베 찬양론이다. 더구나 "내가 위안부 엄마라도 일본 용서한다."는 이런 정신 넋 나간 여편네, 민족적 자부심마저 말살한 국민적 공분의 주범을 그저 두고만 볼 것인가, 
 소수이긴 하나 국민이 뽑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모독하고 위해하는 극우세력의 광적인 준동을 더 이상 방치하거나 좌시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다 신사참배에 앞장 선 김길창의 대역적 피를 이어받은 전광훈 등 사이비 목회자들의 역모성 발작과 광기에 비애를 느낀다. 아니 민족적 굴욕과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지금 이 시간도 독도침탈과 군국주의 부활에 광분하는 일본의 야욕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론과 국력의 결집이다. 원컨대 국가의 사활이 걸린 극일과 안보만큼은 보수와 진보, 여야가 따로 없는 한민족의 자긍심이 유감없이 발현되기를 충심으로 간구한다.    
 국정운영에 일부 아쉬움도 없지 않으나 우리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결단을 믿고 성원한다. 성 장관의 펠리컨 경제에도 기대를 건다. 위기가 곧 기회다. 우리 모두 국력을 결집하고 잃어버린 것에 대한 자긍심을 갖자. 나를 키워준 고향에 대한 자긍심과 조국에 대한 민족적 자긍심을 갖자. <ckl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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