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보식과 수세강화 시급, 관리위주 재미없는 공원 

‘오늘, 정읍의 내장산단풍은 어떤가요?’
내장산집단시설지구를 지나 매표소로 향하는 단풍길 인도에 내걸린 현수막 내용이다.
내용으로 보자면 내장산을 찾은 탐방객들에게 내장산단풍의 만족도를 스스로 자문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올가을 내장산 단풍은 어땠을까.
올해 내장산 단풍 절정기는 예년보다 2-3주 이상 늦게 형성됐고, 잦은 태풍의 영향인지 단풍 마름현상이 발생해 상태가 좋지 못했다.
특히 단풍이 물드는 시기가 늦어지다보니 어느정도 절정을 맞이했겠다 싶어 10월말경 내장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새파란 단풍잎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가하면 본격 절정기를 맞은 주말인 9일과 16일에는 마름 현상으로 인해 빛깔좋은 단풍을 구경하기 어려웠다.
▷사진 전문가들은 절정기를 앞둔 시점에 “찍을만한게 별거 없는데ᆢ 다음주에도 별거 없게 생겼다”고 낙담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단풍잎 끝이 말라 비툴어지고 부슬부슬 부서지는 현상이 일찍부터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 시점을 계기로 내장산 단풍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부상하고 있다. 이대로는 내장산 단풍의 명성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내장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윤명수 소장은 올 여름부터 가을까지 잦은 태풍과 비를 원인으로 꼽았다. 단순히 올해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셈이다.
윤 소장은 “식물에게 중요한 것은 물과 햇빛인데 잦은 비가 내린데다 3번의 태풍으로 인해 단풍잎이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국립공원지역의 탐방객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단풍나무 수세강화를 위한 조치는 지난 봄 내장 주민과 정읍농협이 함께 한 단풍나무 비료주기 행사가 유일했다. 나머지 내장산의 관리는 일반적인 국립공원 관리지침에 따랐다.
▷내장산을 찾는 탐방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인근 군립이나 도립공원에 비해 휴식공간이나 놀거리,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단풍도 특별히 예쁘지 않은 재미없는 공원인 셈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탐방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공간이 전무한데다 미흡한 보행공간이 원인이기도 하다.
소공원과 쉴 공간 등 특별히 볼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매표소에서 일주문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고, 사진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촬영포인트 역시 빈약하기 그지없다.
인근 금산사의 경우 반려견을 동반한 탐방이 가능해 많은 애견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내장산은 국립공원이라는 이유로 이 모든 것이 제한되고 있다.
단풍나무 보식과 수세강화를 위해 국립공원관리사무소측이 나서지 않는다면 지난 봄과 같이 농협과 지역주민, 시민단체가 나서 생기를 잃은 내장산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내장산관리사무소측은 어린이와 가족단위 탐방객 확충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 마련과 휴식공간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이준화 기자)

-사진은 지난 주말 촬영한 제3주차장 옆 ‘아름다운 오색단풍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저작권자 © 정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