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들의 결정 존중, 공무원 시민위한 일 두려워말아야”

“(2020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약속과 신뢰를 지키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들의 대표들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를 존중한다”
유진섭 정읍시장이 지난 2일(목) 열린 2020년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중 일부이다.
“정읍의 당당한 미래를 위해 더 큰 정읍을 떠받칠 주춧돌 하나하나를 놓아가는 마음으로 시정에 임하겠다. 시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유 시장은 이날 총 7가지 분야에 대한 시정운영 방침을 설명하면서 올해 정읍시를 이끌어 갈 사자성어로 이택상주(麗澤相注)를 제시했다.(관련기사 2면)이택상주는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이 서로 물을 대며 마르지 않는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자는 2020년 예산안 심의 결과와 이에 대한 유시장의 소회를 질문했다. 통상적으로 시의회가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을 보면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에 대해 상임위에서 예비심사를 거치고 예결특위 본심사를 통해 삭감 규모가 결정된다.
상임위 심사를 통해 삭감된 예산보다 예결특위 삭감 예산은 대폭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전례였지만 2020년 예산안 심의 결과는 이와 정반대였다.
상임위에서 124억원을 삭감했고 예결특위가 예산안을 심사한 결과는 사상최대의 삭감규모인 189억원이었기 때문이다. 시의회에서 예산규모가 의결되고 난 직후 유 시장은 관련 과장 3명을 대기발령했다.
이에 대한 당시 소회를 묻자 유 시장은 “시의원과 의장을 지냈다고 해서 전관예우를 기대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집행부와 의회간)약속과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번복 사실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 시의회가 자신과 한 약속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문화복합센터 건립과 관련해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은 의결해놓고 예산을 부결하는 이중적인 태도 역시 신뢰를 깨트린 사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의회의 결정 역시 시민의 선택을 받은 대표들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를 존중한다고 했다. 의회의 결정은 받아들이지만 약속과 신뢰를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과 서운함을 표했다.
용산호에 세울 계획이었던 용천분수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팠다”면서 “읍참마속(泣斬馬謖,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리는 것)의 심정으로 (공무원들을)대기발령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들이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의미도 담겼다고 했다.
시장의 인사권 남용 우려를 지적하면서 똑같은 상황이 연출될 경우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유 시장은 “똑같은 상황이 또 발생한다면 당연히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혀, 예산심의 결과에 대한 아쉽고 실망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시의회가 적극 반대하고 있는 문화복합센터 부지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심사숙고하는 중”이라며, 문화복합센터 부지 변경 가능성도 열어놨다.
대부분 중소도시의 당면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 대해 유 시장은 “인구의 규모보다 구성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젊은층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 인구를 늘려가고 우리고장을 향기도시로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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