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 시인 이갑상 시집 ‘각시다리 연가’

외로운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을 때 (주)정읍신문l승인2020.06.02l수정2020.06.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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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을 때

정읍의 자생 시인 이갑상의 연애시집 ‘각시다리 연가’를 펴냈다. 당신이 정읍을 몰라도 시인의 사랑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네 명의 여인 창골댁, 앵성댁, 일촌댁, 법원댁에게 바치는 사오정 지난 오륙도 시인의 연가다. 가난하고 힘겨웠던 지난 시대를 원망이 아닌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며 오늘도 식당일을 하며 살아가는 아버지의 인생을 노래한다. 

까까머리 소년이었던 시절의 어설프고 유치한 연가는 지금도 추억 속 야들야들 나뭇가지 새순처럼 푸르다. 시인은 낙엽처럼 스치고 싶지 않다고 선언한다. 마음은 열 몇 살 소년처럼 여전히 그대로인데 머리카락은 어느덧 희어졌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알아도 옛사랑의 목소리를 수화기로 듣는다거나 쌍화탕 앞에 마주앉는 어리석은 만남을 단호히 거부한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옛날은 오래전 그대로 여전히 추억 속에 아름답게 자리한 채 시인은 사천왕 같은 네 여인의 사랑으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노라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 한낮 밭둑에 솥 걸고 불 피워 파초처럼 너울거리는 키 큰 옥수수대에서 막 꺾은 옥수수를 겉껍질만 슥슥 벗기고 바로 던져 넣어 후딱 찐 강냉이를 후후거리며 이로 뜯어먹어본 사람들이라면 이 시의 맛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갓 쪄낸 강냉이 알갱이 같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에 다정하게 앵기는 인생시들이 시집에 촘촘하다.
이 시편들은 자가격리와 거리두기로 지친 코로나 시대를 위한 연가이면서 인생 이모작을 앞두고 공허한 사오정 오륙도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위로의 언어이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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