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요 “고향의 봄”이다.

 한반도의 봄 풍경은 이 동요가 세상에 선보인 1929년과는 사뭇 다르다.
 3월 하순부터 벚꽃이 온난전선을 따라 제주 서귀포에서 북상하여 4월 초순이면 강원도 춘천과 개성의 턱밑에 다다른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조성한 벚꽃길이 거미줄망을 형성하고 있다. 
 벚나무는 속성수로서 꽃이 화사한 덕에 우리나라 가로수의 대표 수종이 되었다.
 계절의 여왕 봄은 예나 지금이나 야외활동에 딱 좋은 계절이다.
 해마다 벚꽃 시즌이면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풍어기를 만난 것처럼 벚꽃축제를 개최하지만 녹록지가 않다.
 전국에 흔한 벚나무 가로수는 개화기가 짧아 상춘객의 이동이 미미하다. 개화기에 비바람이 몰아치면 낙화 되어 그날로 축제는 파장을 맞는다.
 축제 시기, 장소의 선정부터 준비, 진행 과정에 이르기까지 주최 측은 늘 긴장하고 애간장이 타지만 기대와는 달리 축제가 동네잔치에 머무는 까닭이다.
 축제는 노는 재미와 추억거리가 있어야 성공한다.
 축제를 여는 데는 테마, 사람, 장소 등 축제의 3요소와 축제의 중요자원인 놀이와 음식, 기념상품이 필수적이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주체가 되어 축제의 자원 발굴과 특화된 축제상품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 
 3․4․5월 꽃피는 가로수를 개화 순별(旬別)로 심어 가로수정원을 조성하면 개화기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주민들은 봄여름 내내 녹음의 한가운데서 다양한 꽃과 익어가는 열매를 감상하며 일상의 피로를 풀 수 있다.
 가로수가 내뿜는 꽃향기는 자연스레 사람을 불러 모으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다.
 스트레스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인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소가 되지만 부정적인 스트레스는 건강한 삶을 병들게 한다. 스트레스 유발요인도 다양하다.
 갓난아기가 젖을 찾고 어린이, 청소년이 과외와 입시경쟁으로 힘겹다. 취업준비생은 입사 시험, 직장인은 업무성과와 승진, 워킹맘은 육아, 주부는 가사노동, 환자와 의사는 질병, 환경미화원은 쓰레기, 농부는 병해충, 요리사는 음식 맛, 자영업자는 사업 성패, 소방관은 화재, 검찰과 경찰은 범죄, 기자는 특종, 정치인은 정쟁, 백수는 기나긴 시간과 씨름한다. 국민은 생업을 걸고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모두가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이에 불의, 불평등, 불공정 등 갑질의 권리 침해가 유발되면 부정적인 스트레스 지수는 극에 달한다. 안타깝게도 고통의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살을 하거나 건강을 잃고 삶을 등지는 비극이 꼬리를 물고 있다.
 더러는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사회적인 트라우마를 남긴다.
 도시구조가 공동주택단지와 다운타운가 등 건물 밀집 형태로 재편되면서 도시의 허파인 마당과 정원이 사라졌다. 도시민의 생활 패턴이 바뀌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생활 속 공간마저 줄어든 것이다.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숨 쉴 공간이 주변에 있다면 큰 행복이다. 
 가로수는 도시의 소음저감과 공기정화, 그늘을 제공하고 일상의 피로 해소와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가로수를 통해 도시의 허파를 소생시키고 스트레스 해소 등 주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1로1수종의 가로수 조성 관행 탈피와 다양한 수종의 가로수정원을 조성하고 가로수 문화시설과 운용 프로그램을 확충하면 가능하다. 
 외곽도로변에 경제수를 심고 가꾸면 후대의 자산으로 남는다.
 다수 도시가 진취적으로 나서서 도시의 허파를 살리고 이에 수반되는 주민건강복지 도시환경의 무한 가치를 지역 주민과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오종상 자연삶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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