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가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나는 83년11월13일날, 일명 정읍시 본정통이라고 불렀던 번화가인 새암로길, 구 태양백화점 자리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그곳은 언제부터인가 주인이 수차례 바뀌더니 십수년을 페허처럼 방치됐다. 
그런 그곳을 어제, 내가 그 길을 점심약속 장소에 가기위해서 걸었다. 구 태양백화점자리부터 주변 6개 점포가 모두 빈곳으로 남겨졌고, 그곳 전면 유리창에는 임대라는 검정 고딕글씨가 선명하게 부착되어 있었다. 
그곳으로부터 우체국 후문을 지나는 동안 나는 13개 정도의 점포가 새 주인을 기다린다는 임대 표지판을 본 것이다. 어쩌다 이 길이 이 지경에까지 다달았을까? 거리가 휭 할 정도 통행도 거의 없다.
지금 정읍시는 수백억원의 국민혈세를 투입해서 구도심과 재래시장을 살려보겠다고 도심재생 사업을 활기차게 펼치고 있는데 말이다.
길흉화복이 어디 내 맘대로 할수 있는 것이냐고 말하기 전에 정치권 리더들의 마인드가 적잖은 지역사회 발전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람의 운명도 지역사회의 흥망성쇄도 어찌보면 다 팔자소관이기 전에, 우리가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함께 하는가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린다.
구 정읍극장 사거리가 한 때 정읍 최고의 땅값을 자랑했던 그 시절이 그립다. 지금도 그 자리 건물 또한 주인이 여러번 바꾸어 최근 리모델링을 시작하는가 했더니 마무리도 못하고 을씨년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2020년5월8일 오전9시
백선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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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지난 8일 어버이날, 가족들과 충주시 소재 무료캠핑장인 수주팔봉서 아이들을 기다리다가 다시보게 된, 2년전 카카오스토리에 올려놓은 필자의 일기장과 같은 백선의 생각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또 다시금 정읍사회의 현상을 오버랩하듯 스케치해 봤다.
이곳 충주와 우리와의 다른 점들을 말이다.

충주에는 여기말고도 캠핑의 성지로 불리우는 무료캠핑장인 목계솔밭유원지라는 곳이 있다. 적지 않은 대한민국 캠퍼들이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
이날 필자가 2박을 한, 천변 노지의 자갈 밭에는 캠퍼 야영객들 외 수주팔봉의 작은 흔들다리와 그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들이 머물고 오고가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적지가 않을 것이다. 수주팔봉에서 작은 매점을 운영하는 곳은 어설프지만 불멍을 위한 땔감도 팔고, 캠퍼들이 미처 준비를 못한 것들을 공급해 주고 있었다.
우리가 충주로 들어섰을 때 수주팔봉 길 안내와 더불어 농협 하나로마트가 200미터에 위치 해 있다는 표지판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또 생각해 본 것이다.
우리 역시 엄청난 금액의 국가 돈을 가져와서 유지관리 비용이 훗날 더 부담이 되는 건축물 등을 만드는 것보다도, 이렇게 자연풍광을 활용한 소소한 즐길거리를 만들어 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것이다.
호주서 필자가 본 자연공원의 모습은 가급적 산림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존을 하면서 또, 큰 돈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지역주민들이 그곳으로 소풍을 나와서 아이들과 고기도 구어(동전을 넣고 고기를 구울 수 있는 공용시설물) 먹고, 평지같은 곳에서 친환경적인 놀이터서 즐기는 것을 봤다.
우리들처럼 시민공원을 만든다고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내고 그곳에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누군가에게 공사비를 부풀려주고 쓸데없이 산 중턱에까지 운동기구나 놀이시설 또는 데크를 만들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읍사 숲 공원에 산책로를 따라가다보면 나무를 베고 간 흔적과 어린나무를 심어 놓고서도 지주대를 설치해 관리, 보호해 주지 않아서 비뚤어지고 쳐진 나무를 발견할 수가 있다.
그런가하면 숲 공원 조성 당시 무리하게 산림을 훼손해서 폭우 때 돌덩이가 흘려내려와 재공사를 해야 했고, 또 불필요한 데크시설물은 주저앉아 있어서 안전사고의 위험도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도 또 한번 생각해 봤다. 우리는 왜 무엇을위해서 또, 누구를 위해서 이런 소소한 것들은 신경도 안 쓰면서 무리한 공원 숲 조성과 함께 복합 시설물들을 만들어야만 하는 가를 말이다.<김태룡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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