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낙운 본보 편집위원

 요즘 김태연 양의 노래를 듣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을 허스키한 음색으로 애잔한 감정을 담아 심금을 울리는 어린 소녀에게서 삶의 위안을 받는다. 또한 자신을 부안 출신이며 정읍동신초등학교 학생이라 소개하면서 자신의 고향과 자신의 모교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녀의 마음가짐을 읽으며 더없이 훌륭한 소녀라고 생각한다. 김태연 양의 활약으로 우리의 고향 정읍이 방송으로 매주 알려지는 것에 대하여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삼성, 현대, LG의 브랜드가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더불어 비용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와 예술을 통한 국위선양은 저비용으료 단시간에 이룰 수 있음을 우리는 자주 목도하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의 예술과 문화가 세계 어디에서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K-Pop, 드라마, 영화 그리고 음식까지 한류문화가 중국과 일본, 동남아를 넘어 미국, 유럽, 남미까지 대단한 인기를 받으며 퍼져가고 있다. 세계인들이 김치를 즐겨 먹고 방탄소년단의 활약으로 세계의 청소년들이 한글을 배우고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세상, 이런 대한민국을 70여 년 전에 꿈꾸어 온 인물이 있었다. 바로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 백범일지 ‘나의 소원-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백범은 이렇게 얘기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바란다.” 해방되자마자 분단된 나라, 가난한 나라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라를 꿈꾸었던 백범의 안목에 대하여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김태연 양은 정읍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김태연 양을 통한 정읍의 홍보효과는 대단하리라고 믿는다. 정읍시가 관광홍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라벤다 정읍허브원에서 야외 촬영된 미스트롯 7인의 공연이 지상파 방송으로 방영되었다. 정읍학생 김태연 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문화의 힘은 백범의 예견대로 대단한 것이다. 우리 고장의 문화의 뿌리는 정읍사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을, 애타게 기다리는 연인의 마음을 노래한 가사가 천년이 넘게 구전으로 불러져 온 노래가 세계 몇 개 나라에 있을까싶다. 서화담의 “부는 바람 지는 낙엽소리에도 행여 귄가 하노라”,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이렇듯 우리의 시도 천년을 넘어 정읍사 여인의 마음과 다를 바 없다. 우리의 노래와 우리의 시는 이렇게 정읍사 여인의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정읍의 산과 들에는 정읍사에서, 수제천, 상춘곡 까지 정읍예술의 혼이 흥건히 배어있고 새야새야 파랑새야의 노래가 울러 퍼지고 있다. 

 천년 넘게 전해져 오는 우리고장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으로 우리문화를 더 가꾸고 알리는 일에 더 매진해야 할 때이다. 정읍시가 앞장서서 “정읍사”를 현대음악으로 재조명해야 할 일을
몇 년 전에 ‘수백향’ 드라마 OST로 ‘정읍사’ 노래가 발표된 적도 있었다. 정읍의 자랑스러운 자연을 소재로 만든 김용임 가수의 ‘내장산’의 노래로 정읍이 알려지고, 그 노래를 정읍의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 가수가 가는 곳마다 불러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동안 우리는 우리 것을 알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얼마나 효율적인 방법이었는가에 대하여 더 고민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얼마 전에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에서는 ‘황토현 시 공모전’을 주최했었다. 이렇듯 시를 통하여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혁명의 태동인 정읍을 알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공모전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건물 몇 개 더 지어 정읍을 알리려는 노력보다 짧은 계절축제에 쓰이는 예산을 줄여서라도 언제라도 정읍의 문화와 자연을 노래하고 읽을 수 있는 문화사업 개발에 투자해야한다. 정읍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소재로 한 노래와 시들이 여름밤의 별처럼 쏟아져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하여 공모전도 필요하고 문화와 예체능의 인재를 일찍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문화시설을 확충하여 청소년의 문화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일, 우리문화에 대한 역사를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교육예산을 편성하는 데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백범이 꿈꾸어왔던 그런 문화의 힘으로 모든 정읍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그 문화의 힘으로 많은 이들이 우리고장을 찾게 되기를 꿈꾸어본다.  

 내가 원하는 우리정읍은 아름다운 문화를 계승하여 그 문화의 힘으로 나날이 행복하게 발전하는 것이다. 정읍시민 모두,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이 어디에 가서도 우리고장을 자랑하는 자긍심이 충만하기를 소원한다. 빈곤한 나라임에도 백범이 꿈꾸었던 안목이 정읍시 행정에도 녹아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다시 한 번 정읍홍보대사를 맡은 김태연 양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옹동면의 방서희 학생과 정읍동신초등학교의 김태연 양이 더 훌륭한 문화예술인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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