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2급이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열심히 구두를 닦으며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가 있다.
정읍시청 구두미화소에서 8년째 직원들의 구두를 닦고 있는 권태균(36세.정읍시 수성동 460-6)씨.

시청뒤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59세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권태균씨는 아직 미혼이다.중학교 3학년때 아버지가 사망하고 여동생까지 결혼해 집을 떠나면서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일을 지체장애 2급인 권씨가 맡고 있다.

"같이 일하는 김두식(50세)씨와 잘지내고 있습니다.그리고 직원들도 잘해주어 어려움은 없는데..." 말끝을 흐리며 웃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권태균씨.

정읍극장 사거리와 전화국을 거쳐 정읍시청 구 별관에서 구두를 닦던 권씨는 제 2청사가 완공되면서 현재의 동료인 김두식씨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구두를 닦고 있다.

일반인에 비해 손동작이 다소 느리고 번쩍번쩍 광을 내게 하기는 어렵지만 미화소를 찾는 직원들을 항상 형님이나 동생처럼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이 권씨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모친이 현재 여동생이 살고 있는 전주에서 거주하고 있어 권씨는 혼자서 아침과 점심,저녁을 모두 해결한다.

특별한 외식이 있다면 그것은 2000원을 내고 시청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사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이 혼자서 밥을 짓고 국을 끓인다.

권씨가 구두를 닦고 버는 돈은 한달 평균 40만원 안팎이다.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아끼고 모아서 가끔씩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는데 사용하는 것이 전부다.

"결혼도 하고 싶죠, 결혼하라고 선도 4번이나 들어왔는데 만나지는 못했어요"

권씨가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것은 적지 않은 나이탓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고 싶기 때문이란다.

지체장애를 극복하면서 어떻게 하면 선배처럼 직원들의 구두를 반짝반짝 닦을 수 있을 것인지를 고심하는 권태균씨의 모습에서 이미 장애는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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