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2월 김대중정부 초기 경제 수석에 올랐다가 각 언론으로부터 '급진적' '좌파적'이라는 색깔공세에 시달렸던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결국 1년도 못하고 청와대를 떠나야했다. 그런 그가 16일 오후 오마이 뉴스 인터뷰에서 "개혁을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고, 계층 간 격차 해소와 경제, 사회 안정을 진정으로 이루는 것" 이라며 "개혁은 하지 않고 안정을 하겠다는 것은 기득권 층을 위한 안정이고, 단기적인 안정일 뿐" 이라고 말했다 한다. 또한 그는 개혁대통령과 안정총리에 대해 그는 "대통령만 개혁적이고 총리나 장관들이 표면적으로 안정감만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은 개혁을 하지 않을 것 " 이라며 "그렇다면 5년 후 새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신임 초 국민의 높은 지지도와 임기 말 지지도 사이에 현격한 차이를 배제할 수 없을 것" 이라고 충고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노무현 당사자의 새 정부에 거는 기대는 당선자만큼이나 새 정부에 개혁을 바라는 국민 또는 개혁 성향을 갖는 주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는 그 만큼 사회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며 그런 개혁이 정보화, 글로벌 시대의 생존경쟁에 걸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농촌형 소도시인 정읍사회 역시 새 시대 새 정부의 개혁 의지만큼이나 작지마는 변화와 개혁에 동참한 다는 의미에서 또한, 많은 시민들이 변화를 고대하고 있는 만큼 민선3기의 수장인 유성엽 시장이나 대다수 공무원들이 구태를 벗어나 솔선 수범해 앞장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새해 벽두 시작부터 그럴 것 같아 보이질 않고 있어 걱정이 많다. 말로는 새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려 했고, 변화와 개혁에 동참한 듯, 과거와 달라진 행정들을 실현해 보이겠다고 역설했던 유시장의 약속과는 사뭇 다른 정책과 행보가 눈에 띄게 드러나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적일 것 같았던 유시장의 행보에 발목을 잡듯 구태적 발상에 벗어나질 못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행태가 도처에서 드러나 보이는 등 최근 발표되고 시행하려하는 각종 추진 정책들은 정읍 시민들이 우려했던 바로 그런 것들로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사안 중 그 대표적 첫 번째가 녹차단지 80억(도비40억 시비40억) 투자 정책과 관련한 본지 보도에 대한 유시장과 관련 주요 간부들의 대응 태도였다. 왜, 잘해보려는 녹차단지 조성에 경제성과 경쟁력 등에 문제가 있는 투자라며, 질타를 받고 있는가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정책 과정의 구체적 설명에 앞서 재검토가 우선 일텐데도 불구하고, 감정적 태도와 함께 드러낸 시 당국의 명예 훼손 등 언론관련 법률적 대응책 마련 등은 그 누가 보아도 쉽게 납득이 안되는 권위적인 군사정부때의 행태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일(월) 오후 2시에 본사 사옥2층 문화센터에서 갖기로 했던 80억 투자 녹차단지 조성관련 토론회가 정읍시 당국의 주무실행 부서나 다름없는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당일 오전 준비부족 등의 이유로 "참가 어렵다"는 일방적 통보와 향후 2∼3월경에 갖자는 태도 등을 미루어 짐작되건데 시 당국이 주도 면밀한 종합적인 계획도 없이 '지리적 입지조건' 등만을 앞세워 즉흥적이고도 탁상 공론적 발상에서 발표된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게 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수년만에 내린 폭설로 인한 정읍시의 제설 작업에 대한 시민의 불만과 그에따른 시 당국의 대응책이 무정부 상태일 정도로 최악이었다는데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과 18일(토)까지도 내장산 가는 성불암 주변 커브길은 초행운전자 사고와 위험이 상존해 있었는데도 제설차 한번 운행치 못한 시당국은 시민들로부터 원망을 듣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규모 인사와 관련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변명은 어차피 설득력이 약한 것이고 유시장이 내세운 공직사회의 능동적 사고로 전환은 아직은 시기상조임을 여실히 증명해준 때아닌 폭설과 늑장 제설로 인한 시민원망 뿐이었다는 결론이다.
세 번째는 정읍시가 시화(市花)인 근원경 4cm짜리 백목련 1천본을 공한지나 유휴지 화단 등에 심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 역시 탐탁치 못한 무계획과 낭비성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한 전직 공무원은 "시가 노는 땅만 내주면 백목련을 심어 시민과 함께 보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시 당국은 거절했다. 어찌됐든 고(故)육영수 여사가 좋아해서 적극 추천했던 백목련은 화사하지만 수명이 일주일 안팎으로 짧은 것이 단점이다. 백목련이 일본서 개발된 것이라면 황목련은 캐나다 산이요, 자목련은 황목련과 함께 세 번 꽃이 핀다는 강점도 있다. 하지만 서리나 비가 오면 순식간에 우수수 낙화된다는 그런 백목련에 그만한 노력과 투자가치가 있을까? 시당국자는 다시 한번 재고해보았어야 했다. 그리고 정읍 시화(花) 로서 존속 여부 등이 백목련 1천본 식재 발표에 앞서 우선 신중하게 정읍 시조(鳥)등과 함께 변화와 개혁에 동참하듯, 심사숙고한 결정이 됐어야 했다는 사실이다.
새 정부를 맞이한 국민은 물론 그 같은 시대 변화에 따라 싫든 좋든 젊은 시장을 맞이한 정읍시민들 역시 많은 부분에서 과거와는 사뭇 다른 정책 입안과 더불어 구태를 벗어난 공무원들의 발상 전환을 고대했던 것도 모두가 변화와 개혁이라는 화두가 계미년 새해 아침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며칠 전 새 정부가 총리지명을 놓고서 야당과 사전협의를 거치겠다는 노 당선자의 정치적 조율하는 모습 등은 정읍시 당국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물론 우리들에게도 정치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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