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임채석

 응급실에 근무하다 보면 다른 증상 없이 안면근육에만 마비가 생겨서 내원하시는 분들을 간혹 만나게 됩니다. 환자분 중에는 우연히 거울을 본 후 얼굴이 비뚤어진 것을 확인하고 황당해 하며 내원 하는 분들도 있고, 일부는 부모님 혹은 지인이 중풍을 앓으시는데 본인처럼 얼굴이 비뚤어졌다고 걱정을 하며 내원 하시기도 합니다.
안면마비란 얼굴 표정근을 지배하는 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마비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게 중추성안면마비와 말초성안면마비로 구분합니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안면근육을 관할하는 신경의 시작단계인 뇌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질환과 뇌종양, 뇌염 등이 있습니다. 
말초성 안면마비는 뇌에서 갈라져 나와 직접 얼굴근육에 연결되는 신경 부위의 이상이 생겨서 발생합니다. 가장 흔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벨마비,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 외상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중추성과 말초성 마비 모두 증상은 유사하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차이를 보이는데 가장 큰 차이로는 이마에 주름을 지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마까지 마비가 오면 중풍 같은 더 위험한 질환이 아닐까 걱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초성 마비의 경우 한쪽 얼굴 전체에 마비가 오기 때문에 이마까지 마비가 되지만, 뇌졸중과 같은 중추성 원인에 의한 안면 마비의 경우는 이마에 주름을 짓는 표정운동은 가능한 것이 신경학적 특징입니다. 
또한 뇌졸중의 경우 반신마비, 발음장애, 걸음걸이 이상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신경학적 검사와 함께 CT나 MRI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뇌졸중에 의한 중추성안면마비의 경우 촌각을 다투는 응급질환으로 내원시간 및 연령을 고려하여 혈전용해제등을 사용하여 치료하며, 말초성안면마비의 경우 고용량 스테로이드 및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하여 치료합니다. 이 둘은 원인도 다르고 치료도 다른 증상이 유사한 두 질환입니다.
다만 이 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빠른 진단과 빠른 치료가 예후가 좋다는 것입니다.
‘찬곳에서 잘못자면 입이 돌아간다’라는 말을 단순한 속설로 받아들일지 혈관수축에 의한 뇌혈관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급성으로 얼굴마비가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응급실에 내원하여 이 둘을 구분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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