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영 칼럼

정경영 본보 이사겸 논설위원 
정경영 본보 이사겸 논설위원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 최근 우리 사회의 초저출산 현상이 돌잔치부터 경쟁으로 내몰리는 불합리한 사회 구조로 인하여 젊은이들의 출산 기피가 가중되고 있다는 외국 언론의 지적이 빈말은 아닐듯 싶다. 경쟁은 공정해야 하고, 치열한 과정을 통한 경쟁의 결과는 승자는 물론 패자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상생의 가치를 존중해야 함은 불변의 진리이다. 경쟁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따지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지향해 왔던 과열된 맹목 경쟁이 엄청난 사회적 모순을 초래하는 동인이기 때문이다. 그 후폭풍은 사회적 비용을 증폭시키고 갈등과 반목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승자와 패자 공히 상대를 인정하지 못하는 불신을 조장한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경쟁을 선도하는 리더들은 겉으로는 선의의 경쟁을 내세우지만 그들 스스로 경쟁의 틀에 갇혀서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의식의 양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쟁의 구도에서 각각의 역할을 차별없이 인정하는 것을 생명으로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 사다리 걷어차기 등은 이미 경쟁의 의미를 상실한 그들만의 리그이다. 경쟁을 빌미로 상대를 흠집내고 약점을 후리는 저열한 수단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선의가 실종된 미숙한 경쟁은 서로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긴다. 

이번 우리 지역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유력 예비 후보들이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선 단계를 거치기도 전에 온갖 네거티브가 횡행하여 지역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려놓고 있다. 본보에 의하면 벌써부터 허위사실 공표 및 악의적 비방 등을 이유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나쁜 선례가 학습된 효과처럼 반복되어 선거판을 어지럽히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럽고 흉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후보자 개개인의 인물 됨됨이야 이미 유권자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나름의 판단 기준이 서 있을 것이다. 와중에 사전 여론 동향의 유불리나 의정활동의 결과가 경선에 미치는 영향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상대방을 헐뜯고 적대시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긴 경쟁이 치열하고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백중지세의 싸움에서 사소한 빈틈이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필사적인 전략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건건이 법적 책임을 앞세워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은 다분히 치졸하고 이기적이다. 어떤 경우라도 경쟁의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소아적 자가당착은 본인은 물론 공동체 전체를 불행하게 만든다. 사실을 적시하고 공표할 때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근거로 경쟁 상대를 자극하지 않음이 선결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그간의 허위 사실 및 악의적 비방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사과와 양해를 구하고 모든 고소·고발을 취하하길 바란다. 그리고 상대방의 흠집을 나의 경쟁력으로 삼지 말고 진정성 있는 내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섰으면 한다.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우리 지역은 일부 공직 후보자들의 무책임하고 분별없는 행위로 당사자는 물론 지역민 모두의 자존심이 추락하는 부끄러운 경험을 목격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후보자의 열정은 엉뚱하게도 상대방에 대한 근거 없는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으로 변질되어 우리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였다. 잘못된 판단은 내내 지역사회 전체를 불안하게 하여 그 폐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어떤 가치와 정신을 구현할 것인지, 날로 열악해지는 지방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갈 건지 가슴과 머리 속에 들어있는 모든 것을 드러내 보이기에도 시간은 짧다. 경쟁의 상대는 나를 돋보이게 하는 타산지석이다. 물이 도도히 흐르듯 유권자는 말이 없지만 투명 거울 속을 들여다보듯 후보자의 면면을 모두 보고 또 듣고 있다. 이를 먼저 깨닫는 자가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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