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당신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또한 당신의 노래를 듣는 우리들에게도 크나큰 기쁨이며 행복입니다.’라고 말한다면 틀렸다고 말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단지 삶이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만이 아쉬울 뿐이다. 고단하고 각박한 현실이 나와 또는 가족과 이웃들이 자주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이 때론 속상할 것이라는 생각도 그 때문일 것이다.

지난 22일(목) 밤, 기자는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연주회 갖는 ‘정읍교육청 샘골어머니 합창단’ 창단기념 제1회 정기연주회 공연을 지켜보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연주회장을 아내와 함께 찾은 기자는 그날, 어머니합창단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으면서 현재 한솔초등학교장인 조기만 지휘자와 맺었던 23년 전의 기억을 새삼 떠올려 보았다.

물론 그동안 몇 차례, 조기만 지휘자가 이끄는 시립합창단의 연주회를 본 적도 있으며 학교장이 된 후에도 그분을 만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날 연주회장에서 본 그분의 온 몸을 바치는 듯 구슬땀을 흘리며 지휘하는 열정적인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또 다시 확인한 것이다.

관객과 합창단을 하나로 묶으려고, 때론 격렬하고도 잔잔한 그분의 손놀림과 몸놀림이 빠르고 느리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음악과 노래를 통한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 그분의 행동 하나 하나가 그 분의 표정을 통해서 또한 모두에게 동시에 전달되어 지는 순간을 지켜보았다.

우리들의 눈과 귀가 진정으로 지휘자의 손놀림과 몸놀림에 집중해 빠져들면 분명 우리는 또 다른 흥분과 전율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그날 밤 기자는 그 밤이 한껏 즐거웠으며 잠시나마 그분의 열정적인 제스처에 취했으며 지난 과거를 다시금 상기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분과의 인연은 23년 전, 시민들에게 문화적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던 시절이며 정읍에서 밀알회대학생연합회 주관으로 ‘샘골젊은이 소품발표회’를 개최키로 결정한 순간부터다.

당시 소품발표회 개최는 정읍에서도 공연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였으며, 학생자신들의 취미활동과 전공 또는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주어 보자는 것이 목적이었으며 다함께 즐겨보자는 의도로 추진됐다.

자신들의 끼와 능력을 발표해 볼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학교 외에는 전무했던 그 시절, 기자가 조기만 지휘자를 모셔와 밀알회대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들에게 노래를 가르쳐 줄 것과 합창 지휘를 부탁하면서 첫 인연이 그렇게 시작됐다.

그 당시 그분은 학교와 교회라는 바쁜 일상 속에서 보수도 없는 야간 수업을 강행해 주었다. 합창을 해본 적도 없는 남녀대학생들에게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 등으로 파트를 나누어 주며 노래 부르는 법을 기초부터 가르쳐 준 것이다.

참으로 성심을 다해 꼼꼼하게 열성적으로 지도해 준 덕분에 합창단은 발표회서 톡톡한 한몫을 해낼 수가 있었고, 또 당시 현대극장에서 최초로 대중을 상대로 그것도 입장료 500원을 받고서 다양한 장르에 학생들이 참여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사실이다.

조기만 선생은 그 누가 뭐라 해도 정읍의 합창단 역사에서 산 증인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관중과 함께 하려 했고, 노래를 통한 즐거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어 주려는 정열적인 자세를 통해서 시민들에게 또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분은 늘 그렇게 기쁨을 선사해 주었다.

그런 진성성과 변치 않은 그분의 최선을 다하는 열성적인 모습을 그날 밤 또 다시 기자는 지켜본 것이다. 그래서 그분이 더 더욱 빛나고 아름답고 존경스럽게 고맙게 여겨진 이유다. <김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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