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위주 품종선택 소비자 외면
브랜드는 이미지 추락, 농가는 이익?

정읍신문

정읍시가 지역의 대표 브랜드인 ‘단풍미인쌀’의 명품화를 위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자했지만 쌀 판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밥맛을 고려치 않은 품종 선택으로 이같은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정읍시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보전금과 생산지원비,광고비,포장비,택배비,브랜드 광고비 등을 포함해 30억6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단풍미인쌀’ 브랜드 정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다비성에 쓰러짐이 적다는 이유로 ‘호품벼’를 선택했지만 쌀의 품질이 좋지 않아 ‘단풍미인쌀’ 브랜드로 시장에 내놓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읍시는 올해 고부와 영원,신태인,이평,정우,감곡 등 1천275ha를 계약 재배해 6천800톤을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는 잦은 강우로 인해 벼의 품질이 좋지 않은데다 품종마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자 유통에 나선 미곡처리장측은 고심에 빠졌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단풍미인쌀 밥맛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가끔 들어왔자만 올해는 아주 심각해 시장에 내놓기가 어려울 지경이다”며 “이같은 문제는 품종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치 않고 생산자의 입장만을 고려한 선택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같은 지적을 확인하듯 올해 재배한 벼 품종은 지난해 위원회 심의에서 농사짓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미’에서 ‘호품벼’로 변경했다.
정읍시 역시 이같은 문제를 확인하고 내년에는 벼의 품종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정읍시 관계자는 “올해 단풍미인쌀 품종은 다비성에 잘 쓰러지지 않지만 밥맛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내년 품종은 회의를 통해 신동진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정읍시가 그토록 노력중인 ‘단풍미인쌀’ 브랜드 이미지는 추락한 반면 농가의 소득은 증가했다는 점이다.
‘호품벼’가 밥맛은 떨어지지만 쓰러지지 않고 생산량도 많아 수매시 오히려 소득이 많다는 이유로 수십억원을 투자한 '단풍미인‘ 브랜드 육성에 치명타를 날리고 있어 ‘브랜드 육성’과 ‘농가소득’ 사이에서 혼란에 빠졌다.
문제가 여기에 이르자 정읍시는 당초 20kg들이 포대당 4만8천원에 판매하던 ‘단풍미인쌀’을 4만3천원으로 인하해 판매중이다. 사실상 고품질 쌀 생산이라는 목적을 당분간 포기한 셈이다.
정읍시는 지난 152회 임시회 2차 정례회에서 우천규 의원의 ‘단풍미인쌀’브랜드 관리와 관련한 시정질문에 대해 “미질저하와 품질고급화를 위해 생산메뉴얼을 만들어 18가지 세부실천사항을 이행해 품질을 균일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선도농가 2명씩 42명의 품질관리원을 임명해 고품질쌀을 생산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헛 구호에 불과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키워 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품질 고급화를 통해 일반 쌀보다 10%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단풍미인쌀’ 브랜드 육성시책이 소비자 보다는 생산자 중심에 맞춰지면서 점점 더 설 땅을 잃어가고 있어 기본적인 생산 및 유통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시급한 실정이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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