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진오 과장
(주)정읍신문



건강하고 잘 웃고 놀던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고 보채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많이 당황하게 됩니다. 게다가 입안까지 헐어 음식도 못 먹으면 걱정은 두 배로 늘어납니다. 이런 경우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보게 되면 대부분 「수족구병」이라고 진단을 받습니다. 수,족,구 하면 손[手], 발[足], 입[口]이라는 뜻으로 짐작은 하겠는데, 도대체 이 병이 무슨 병인지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지 잘 아는 엄마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운 경험이 많은 엄마나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손발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며, 혀와 입천장 등 입안에 궤양이 있는 아이를 보고 종종 ‘수족구병’이라고 자가진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 병은 콕사키 바이러스와 엔테로 바이러스 71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 바이러스들은 사람이 유일한 자연숙주이며, 주로 분변-경구 또는 호흡기 경로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고, 임신 중이나 분만 시 임산부로부터 신생아로 전염되기도 합니다.
이 바이러스들은 코 안쪽에서 식도 전에 이르는 인두(咽頭)와 위장관에서 증식하고 주위 림프로 옮겨가며, 수일 내 경미한 바이러스혈증이 일어나 여러 장기에 2차 병소를 형성하면서 임상증세가 시작됩니다. 심한 2차 바이러스혈증이 일어나 뇌막염, 뇌염 등의 중추 신경계 감염, 심근염, 심낭염 등의 심장 감염이 일어나게 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신생아 감염은 가족 내 또는 신생아실에서 전염되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열이 나며 보채거나 늘어지고 잘 먹지 않고 구토나 설사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개 발열은 3일 이내, 다른 증상은 1주 안에 없어지지만, 일부에서는 패혈증, 수막뇌염, 심근염, 간염, 폐렴 등의 심한 질환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흉부 방사선 촬영을 실시해 심장 확대 소견이 보이거나 호흡곤란이 있으면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보통 잠복기는 3~6일 이며, 감염되면 증상의 유무와 관련 없이 호흡기로는 1~3주, 분변으로는 7~11주까지 바이러스가 분비 됩니다.
수족구병은 일반적으로 소아청소년과에서 치료를 받으면 일주일 이내에 치료되며, 그렇지 않더라도 수일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잘 먹지 못해 탈수가 심한 경우에는 수액공급을 받아야 하며, 때로는 무균성 뇌막염, 뇌염, 마비성 질환 등의 신경계 질환이 동반되기도 하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 수족구병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최선의 예방법은 가족 모두 외출이나 배변 후, 식사전후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장난감 등 자신의 물건을 잘 정돈하는 습관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손씻는 습관을 익히도록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환자는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외출 등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온대지방인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여름과 가을에 발생하던 수족구병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일 년 내내 발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5세 이하의 아이에서 92% 정도 발병한다는 최근의 통계가 있으니,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엄마들이 외출 후 손씻기 등 위생관리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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