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읍신문
우리는 살면서 때론 주객전도와 본말이 전도됐다는 얘기를 할 때가 있다. 이는 모두가 원칙과 기본을 무시하거나 즉흥적 또는 핵심을 벗어난 행위가 보여 졌을 때, 문제제기 차원에서 지적하는 말로 사용되는 단어들이다.

한마디로 드러난 문제핵심을 내팽개쳐 놓고서 딴청을 피우듯 상식을 벗어난 행위가 발생됐을 때, 비꼬거나 비아냥거리는 말로도 쓰여진다는 말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사고 원인규명과 사후 재발방지를 위한 극단의 조처가 우선시돼야 함에도, 정부당국이나 정치권의 행태를 살펴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행보가 많다. 거기다가 언론 또한 문제의 핵심을 지적하기보다는 유병언이 잡기와 그의 행적 등에 포커스가 너무 많이 다루어졌다.

그러다가 유병언이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나자 이제는 그의 죽음의 원인규명에 이은 붙잡힌 큰아들과 박수경이라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는 듯 보이고 있다. 그것도 이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도 미약한 박수경이라는 인물에 매스컴이 너무 과대한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집중 조명을 하는 것이다.

도대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그녀가 유대균과 칩거한 오피스텔서 뭐했을까가, 궁금할 이유도 없다. 남녀가 한방에 도피행각을 한 것 외 그 이면에서 우리가 알고 싶고 궁금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녀가 이혼을 추진 중이었다는 것도 문제가 되는 것도, 국민들이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저 그들의 검거로 인해서 세월호 참사와 관계한 방조범들의 연계성을 하나라도 더 밝히고 그의 아버지와의 사업 개입여부 등을 파악하여 배상의 책임을 지게 하는 등, 억울한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한편, 차후 재발방지를 없애는 대책을 강구하고 그들과 관련한 비리척결에 포커스를 맞추면 된다는 것이다.

올해는 1894년 7월 27일 시작된 갑오개혁 120주년이다. 최근 국민의 눈에 비친 지도층의 행태는 갑오개혁 당시인 구한말 삼정의 문란과 다를 바 없다는 보도도 나왔다. 2014년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어찌됐든 선장과 선원들의 파렴치한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실한 국가시스템은 초동 구조부터 무능과 무책임을 드러낸 국가기관임을 스스로가 밝힌 사건이기도 했다. 또한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지도층의 적폐가 크게 작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총체적으로 그것을 방조한 국민들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작 꼭 알고 따지고 면밀하게 살펴야할 국민들이 그들의 말장난과 딴청에 한눈을 팔다가, 정작 보고 살펴야 할 것과 따져야 할 것들을 간과하고서 그냥 또 지나가는 지역색깔적인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었던 결과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진짜 우리가 무엇을 꼬집어야 하고 살펴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생각하는 지혜로움과 함께 우리가 그들에게서 더 많은 관심과 귀 기울임이 필요한 이유이다.

작금에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뿌리 깊은 부패’를 시급히 청산해애 할 과제라고들 생각한다. 권력과 금력을 가진 사람들이 지연과 학연으로 끼리끼리 어울려 부정부패를 일삼는 관행을 뿌리 뽑지 않으면 국가 개혁과 지방자치제의 성공은 요원하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다.

고위 공직자를 포함한 사회 지도층부터 개혁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래전 본보 본란에서 밝혔듯이 싱가포르의 국부(國父) 리콴유 전 총리는 재직 당시 친구였던 국가개발부 장관의 뇌물사건을 엄단했다. 그리고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에 오른 것은 국가적 부패 척결의 결과물이란 사실도 우리가 간과하거나 잊어서는 안 된다.

120년 전의 갑오개혁이 실패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소수가 아닌 다수가 나섬으로써 그것도 정읍시민의 사고의 전환을 기폭제로 하여서 전국적으로 그리고 국가개혁으로까지 전파되기를 고대해 본다. 오늘의 드러난 사실적인 것들과 연계해서 말이다.<김태룡주필/2014년4월2일/1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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