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달아 종교계서도 현재의 대치국면과 같은 정치권과 세월호 희생자 일부가족에 대한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죽했으면 나섰겠냐는 말도 있다.
염수정 추기경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송월주 스님이 바로 그들이다. 염 추기경은 세월호 참사는 생명의 고귀함을 모르고, 돈만 좇고, 나만 잘살려고 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했으며 유가족도 어느 정도는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주스님은 야당 강경파와 세월호 유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뼈 있는 말을 건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내가 기분 나쁘면 온갖 악다구리로 욕을 하고 거부하면서 내가 필요하면 머리 숙여 나를 만나 줘야하는 사람이 대통령인가라고 묻고 싶습니다. 아무튼 더 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세월호 유족들의 장기 투쟁은 국민들만 피로하게 만들 것이고 이것이 더 지속되면 그 다음에는 분노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합니다”라고 말이다. 어쨌든 작금의 시대상황은 어찌보면 그 사건을 유발시킨 사람들이 그것을 방관하고 오히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그것을 오히려 교모하게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끔 유도내지는 악용하고 있는 듯 보이는 최악의 상황이다.
국회에서 풀어야 할 사항을 놓고서 장외투쟁으로 나가는 사람들이나, 법치국가와 국가존재 이유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섣부르게 주장할 수가 없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나, 오죽했으면 했겠느냐는 동정론과 또한 국가와 정부를 못 믿는 것에서 출발한 것과 자식을 잃은 설움을 내세운다고 해도 말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국가와 정부를 향해서 잘잘못을 시정토록 요구하고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그 자체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는 수준에서 또한, 엄연한 국가 존립과 국가권위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억울함에 북받쳐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정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대통령까지 만나겠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양새가 그렇지만, 대통령 또한 유가족이 원하는데 못 만날 이유도 없다고 본다. 무엇을 당장 해결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선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의 마음을, 어루 만져주듯 유가족의 아픔을 보듬어 안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법치주의 속에서 원칙과 기준을 무시한 생색내기 해결책은 또 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가 있기에 별건으로 처리토록, 정치권과 관계기관에게 공정 및 객관적으로 엄중하게 처리토록 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역대 세계적 사례를 감안해 본다면 이번 사건의 경우는 상당부분 이해가 안가는 한국 국민들만의 감성과 억지 또한 적지 않음도 사실이다. 약 3천 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뉴욕서 발생한 9․11테러 상황에서와 비교해 보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수만 명이 삶의 터전을 버려야 했던 일본인들이 보여 주었던 국민의식과 미국 국민들이 보여주었던 행태와는 너무나 동 떨어진 그들과 다른 주장들이 이번 세월호 사건 속에서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충격 또한 적지 않았지만 그곳에서는 피해자와 유족들이 단식농성을 하고, 야당이 의회를 민생처리 법안을 뒤로 밀쳐놓은 채, 일하지 않은 국회를 만드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세월호의 참사는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총체적인 잘못된 관행 등에 의해서 일어난 비극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또 다시 법과 원칙을 무시하려는 행태가 정치권과 유가족 일부 층에서 보여 지고 있는 것이다. 8월말 경 경제사회장관들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민생관련 법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경제회복의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모두가 이성을 되찾고 냉정하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때이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김태룡주필/2014년9월3일/11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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