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출산율 꼴찌인 국가다. 해마다 자살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는데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있다. 이 모순적이고 우울한 통계결과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출산의 어려움을 말하기 전에 젊은 세대에게 결혼은 인생의 한 차례로 생각할 수 없는 너무나 먼 이야기이다.

이들 대다수가 최저임금 기준 한 달 116만원, 평균 150만원 남짓 월급에 의지한 채 저축, 생활비, 병원비, 각종 세금 등을 해결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대학 재학 당시 학자금 빚을 졌던 사람들에겐 이조차 허락되지 않는 호사이다.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제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을 생각은커녕 결혼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가난을 자식 대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젊은 세대. 이것이 어디 젊은 사람들만의 문제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9일 기자는 정읍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린 출산장려 및 자살방지 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전주 사랑의교회 송휘상 목사는 격려사에서 출산율 저하는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하며, 주위의 누구라도 아이 낳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산장려위원장 김광혁 목사는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살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구절절 따뜻하고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적인 치유와 관심보다 국가의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평균임금의 절반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청년들이 많다.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는 우리나라 청년이 75%에 육박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상위 1%가 나머지 99%보다 가진 것이 많은 구조를 만들어 놓고, 교육을 받은 대가로 갚기 벅찬 빚을 지우고는 청년들에게 세상은 살기 좋으니 열심히 살아보라 한다.

이들에게 세상은 살아볼 만하지 못하다. 살아갈 희망과 결혼, 출산에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선 일한 만큼의 정당한 보상이 뒤따르도록 사회 구조를 개선하고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출산율 저하가 국가에 끼치는 막대한 손실은, 인구수 감소에 따라 생산물이 갈수록 저하되는 경제적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금은 위기를 극복할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6월 29일은 내년 최저임금이 책정되는 날이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면 최저임금 책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젊은이들이 세상 살기 편해지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은 높아지고 자살률을 낮아질 것이다. 그들의 행복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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