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룡 대표기자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분연히 일어난 고부봉기가 최근 일부 역사학자들에 의해서 폄하되고 국정교과서에도 실리지 않게 됐다고 한다.

서글픈 일이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다고도 했다. 근본 없이는 그 어떤 것도 대의적 명분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불씨의 역할을 했던 고부봉기가 체계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 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아도 상식을 벗어난 결과라고 본다.

역사의 기록은 승자 독식이라는 말도 그 때문에 나왔을까 싶다. 최근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특별법제정이후부터 이곳저곳에서 동학과 관련한 억지성 이해다툼을 논쟁거리로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나는 말이었다.

70년대를 전후한 시기에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동학농민혁명운동이 당시로서 상상조차 하기가 힘든 민주화운동이었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단초를 제공한 것이 바로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이었으며 동학교도들과 농민들이 앞장서 관아를 쳐들어 간 것은 엄청난 용기였다. 그래서 이 같은 역사적인 사실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동학정신으로서 19세기 후반 서양 세력의 침투와 조선 사회의 내외적 위기 속에서 보국안민(輔國安民)·광제창생(廣濟蒼生)을 내세우면서 등장했던 사실이다.

정읍사람들은 그런 동학의 정신을 비가 오나 눈이오나 군정부의 탄압이 있건 말건 70년대를 전후한 시기부터 우리는 줄기차게 정읍 땅에서 황토현 첫 전승일을 기점으로 해서 축제화해서 즐기며 보존 계승해 왔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전 박정희대통령도 이곳 황토현에 혁명기념탑을 세우도록 지시하고 직접 내려와 준공 제막식을 가졌다. 그런가하면 전두환 전 대통령도 이곳에다가 성역화를 지시하기도 했던 것은 다 그만한 명분과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역사적 사실 등을 간과한 채 일부학자와 기념재단측 인사가 대의명분도 없는 전주화약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문제를 지역감정과 대립으로 몰고가는 한편 불손한 의도와 함께 정읍과 고창이 맞선다는 궁색한 논리 등으로 동학혁명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기념일 제정도 중요하고 시급하지만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정읍 황토현 지역에 진행되는 동학혁명기념관에 무엇 무엇이 어떤 형태로, 무엇을 얻고자 들어오고 세워지고 있는지도 더 중요하다.

그저 건축을 짓고 관리운영비만 부담시키는 토목공사내지는 공원화사업만으로는 안 된다. 민주정신을 계승하고 동학정신을 보존 발전하는 것 외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무엇을 얼마나 미칠 수가 있는지도 관계당국과 함께 심도 있는 논의와 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초 계획되었던 정읍역사가 사라지고 원점에서 재검토 및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내면에는 필자가 강조했던 이용자 중심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권은 물론 시관계자들의 각별한 관심과 TF팀의 구성을 통한 지원과 냉철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가하면 과거 유성엽시장 초기 때도 필자는 성역화사업과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떠맡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곳에는 그로인한 부가가치 창출과 민주화성지로서 재생산이 가능한 각종 관련 시설(서바이벌게임장과 수영장및 숙소 등)과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유지관리비용 등으로 시 재정에 압박만 있을 수가 있다고 말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국가기념일 제정과 관련한 논란에 휩싸여있는 동안에도 성역화에 관련한 계획들이 우리들의 의도와는 상반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국가 전액부담에서 일부는 지자체가 부담을 하도록 요구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하니 걱정이다. 공허한 벌판에 토목공사 위주의 공원만으로는 정읍경제를 보태주고 살려주는 가족동반 황토현 전적지 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읍역사와 공용터미널 그리고 내장산문화광장을 지켜보는 다수의 시민들은 불만이 많다. 그런데도 또 국가사업으로 그것도 민주화의 성지에 성역화 하는 곳에서도 또, 지역경제 시너지 효과 유발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들만의 토목공사와 시설물이 들어오는 것도 막아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곧 민관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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