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룡 대표기자

대학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전국에 전문대와 4년제 대학에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줄이겠다고 발표(8월31일)하는 등 66개 대학이 판정 불합격을 받아 문을 닫을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예견된 시작일 뿐이다. 김대중정부 때부터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대학들이 저출산 등의 이유로 이제는 위기를 맞은 것이다.

방법은 없다. 부적격한 대학은 과감하게 문을 닫도록 하는 것뿐이다. 교육부는 내년까지 정원 4만 7천여명을 감축한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2023년에는 고교졸업자가 16만 명이나 줄어든다고 했다. 또 퇴출 대상 대학이 100여개 이른다고 했지만 더 많은 대학들이 강도 높게 구조 조정되고 사라져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본보는 지난 25년여 전부터 정읍지역 고교진학생 감소로 인해서 감감한 고교의 구조조정을 할 것을 학교당국자들에게 권고를 한 바 있다.

특히나 고교 교사가 논두렁 밭두렁을 타고 다니면서 학생유치를 위한 로비전 또한 치열했다. 그것도 교사가 수업을 해야 하는 일과 시간에 학생들에게는 자습하도록 하고서 말이다. 그런가하면 조금 성적이 우수하다고 하면 인맥을 동원하여 유치작전과 구애를 하는 바람에 학생모시기가 성행해졌던 것도, 고교정원의 수급미달이 가져온 결과였다.

즉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까지 합해도 수요와 공급의 부적절한 현상이 해마다 반복됨으로서 정읍지역의 학교간 경쟁력은 결국,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손쉽게 인근지역에서 우수자원 몇몇을 모셔오는 것으로 소임을 다할 수가 있었다.

심각하게 생각해 볼일이다. 누구를 무엇 때문에 우리의 주인공들이 꼭 대학을 가야 하는지를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며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며 그 누구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돼야 옳다. 대학졸업장이 그것을 증명하거나 보장해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직업에 또한 귀천이 있을 수도 없다.

그래서 법과 제도가 잘 정비돼야 하며 국민들의 의식구조 또한 바뀌어야 옳다. 무대서 노래를 불러야 할 사람과 운동장에서 공을 차야 하는 사람, 지붕을 타고 다녀야 할 사람, 칼자루를 쥐고서 수술을 해야 할 사람, 빵을 구워내야 할 사람, 농사를 지어야 할 사람 등 모두가 다 귀한 존재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번 본보(1242호/9월2일자 2면)에 보도된 대검인사과에 근무하는 이제동 서기관의 딸, 청아양의 선택은 꼭, 우리가 사회의 잘못된 편견 등으로 자신의 능력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서 대학만 가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 아니라는 좋은 표본이 됐다.

어쨌든 그녀는 고교 졸업생으로서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하고 곧바로 직업전선인 공직자로 출발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너도 나도 가정형편과 적성 및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것에 대한 신선함의 표본이 되기도 했다. 또한 앞으로 시대는 기술자가 대접받는 세상이 왔다는 사실에도 학부모를 포함한 젊은이들이 귀를 기울어 봐야 할 대목이다.

때론 대학진학은 취업 후에 자신의 적성과 향후 진로 방향 등에 맞추어 얼마든지 선택할 수가 있고 대학원 진학까지도 가능하다는 사실에도 우리는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저작권자 © 정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