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나 기자

매주 수요일 신문을 발행하면 독자로부터 문의나 격려 때때로 항의의 반응이 온다. 이메일부터 전화, 방문으로 이어지는 독자의 소리. 이것이 없다면 신문의 보도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 주도 발행한 신문에 관한, 혹은 관련 기사 제보 등 독자의 소리를 들었다.

지난 9일 수화기를 들자마자 들려오는 고함. 그는 다소 격양돼 있었다.

“개인의 초상권은? 소시민 노리개 삼을 수 있습니까? 대답해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세요?”

“내 얼굴이 신문에 실렸다고” 반말과 존댓말을 오가던 그는 자신의 지인을 통해 신문에 실린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의 사진은 1242호 1면 '택시기사 호객 및 주정차 질서 단속 강화' 기사와 함께 실려 있었다. 택시 승강장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승강장 내 횡단보도를 이용해 통행하는 위법 택시에 관한 내용으로 단속반이 과태료를 물자 소란이 생긴 일대 현장을 담은 사진이었다. 식별이 불가능하게 보정을 거친 후 발행했지만 그는 불쾌한 모양이었다. “신문이 소시민을 노리개 삼아도 되는 거냐고!”말하며 한참을 씩씩거리다 신분은 밝히지 않겠다 면서도 오랫동안 신문사 대표를 찾았다. 며칠 뒤 걸려온 또 다른 전화 “신문은 시민을 대변해야하고!!” 이번에는 산외면 ‘노랑머리’씨다.

자신의 성과 이름을 ‘노 랑머리’라 소개한 그는 “신문사를 폭파 시키겠다”, “죽이겠다”, “내가 얼마나 위대한 사람인데” 등등 폭언을 쏟아냈다. 끊어도 끈기 있게 걸려오는 전화에 결국 그는 신문사 통화 녹음 양에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게 됐다. 들리는 제보에 따르면 그는 공무원을 상대로 폭언을 일삼다가 얼마 전 경찰서까지 다녀왔다. 당시 그를 제지했던 사람이 본보 안종대 지국장이었기 때문에 보복차원에서 전화한 것이라고.

최근에 두 차례의 사단 아닌 사단을 겪으면서 생각을 했다. 언론사는 동네북이 아니다. 시민 아니 국민을 대변하며 그들의 눈과 귀가 되어야하는데, 협박과 폭언으로 주눅이 든다면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있을까.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의혹을 제기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는 기자, 이 힘이 약해지거나 사라진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시민의 몫이 될 것이다.

때문에 기자는 지난 12일 일요일, 택시 불법 주정차 문제로 얘기가 많은 정읍역을 다시 찾았다. 혹시 모르고 지나쳤을 소시민의 억울함을 다시 살피기 위함이었다. 역시나 정읍역 앞에는 호객 및 승강장내 질서 위법 택시가 기승을 부리며 소시민을 괴롭게 하고 있었다.

역사를 나오는 시민들은 승강장 표지를 따라가다 정작 택시가 없자 CU편의점 앞 택시 승강장 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정차 중이던 택시를 탔다. 진짜 소시민은 얘기했다. “소시민? 불법을 일삼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이요? 노란 옷을 입은 단속반이 보는 앞에서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 보면 모르시겠어요? 시청 공무원도 시늉뿐인데”.

우리의 공권력은 너무 무력하다. 공권력은 약자와 불편부당한 사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소시민 즉 국민을 위해서 쓰이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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