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그랜빌 아일랜드 (Granville Island)를 구경하고서 고가다리 위로 걸어가 보았다.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다리 아래서 본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랐다. 수많은 차량들이 고가도로 위를 60마일 이상으로 달리는 듯 보였다. 고가 위라서인지 속도감이 더했다. 차량들이 쌩쌩 달릴 때마다 기자가 서있는 인도쪽 다리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그랜빌 고가다리는 6차선 도로 양쪽으로 인도가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사람과 자전가가 통행이 가능하고 좌우 풍경을 바라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자동차들의 속도감을 느끼면서 다리 위 난간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무섭기도 했다.(필자는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다) 다리위에서 내려다 보면 멀리 우측 밴쿠버 시티근처 야산에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가을단풍나무와 그 사이사이에 들어선 건물들이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자연의 변화와 함께 다양하고 인공적인 건축물들이 도시의 또 다른 멋과 풍경의 조화를 만들어 낸다.

10월 9일 밴쿠버로 오기 전에 들린 퀘백과 몬트리올 그리고 토론토의 이른 가을 풍경을 실컷 봤지만 지루하지가 않았다. 산과 들판에 펼쳐진 나무와 단풍나무들의 조화도 좋았고 변화무쌍한 자연이치와 어우러진 인공적인 것들에 조화가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내서 더 좋았다. 

아무리 예쁜 사람과 좋은 사람들도 너무 자주 본다거나 또, 감정이 섞여지면 싫어 질수가 있다. 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는 그렇지가 않았다. 지금의 밴쿠버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가을의 풍경은 보고 또 보아도 싫지가 않은 것이다. 

그날 기자는 고소공포증의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빨리 내려가고 싶지도 않았다. 혼자보기가 아깝고 아쉬웠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 특히 이렇게 직접 다리품을 팔아서 확인해보고 바라보는 것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라는 것을 확실히 맛보고 느꼈다.

작은 군락이지만 정읍내장산의 단풍 또한, 그 아름다움을 직접 본 사람들은 가을 단풍을 잊지 못하고 다치 찾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또한, 이날 정읍 내장산의 아름다운단풍나무들, 특히 단풍터널과 매표소 입구서부터 경내로 들어가는 오색 단풍길의 아름다움은 작지만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90년 초부터 기자는 줄곧 정읍시 경계서부터 단풍나무의 식재운동을 주장했던 기억이 이곳 캐나다서 더 생각이 났다. 캐나다의 산과 공원 그리고 도심거리의 단풍나무들을 보니 더 더욱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정읍출신 일신화학의 임오순 회장과의 만남에서도, 정읍아기단풍의 아름다움과 단풍나무 식재 시민운동을 거론했던 기억들이 더욱더 새롭고 아쉬운 것도 그 때문이다.

누군가 말했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90년 초

부터 정읍의 단풍나무 식재운동이 일관되게 시작됐더라면, 내장산 경내뿐만 아니라 정읍시가지 또는 온 동네마다 가을단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을 것이다. 그런 차별화되고 일관된 정책추진이 지금까지 단풍의 고장, 정읍에서 진행추진 됐었다면 오늘날 지금의 상황은 어떠했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20년 이상을 자란 단풍나무들은 곧바로 엄청난 관광 자원이었다. 또 돈이었고 전 국민을 비롯한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여기저기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온 동네에서 먹고 자며, 돈을 쓰고 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니까 더 더욱 속상하고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 밴쿠버 현지에서 김태룡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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